[고전이 재밌다] 피터팬 4편
피터팬 이야기의 악당, 후크 선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모든 에피소드에 후크 선장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피터팬을 피터팬답게 해주는 그림자 후크를 어떻게 언급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중년 입장에서 피터보다는 후크가 가깝게 느껴질 수밖에요.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 소리를 두려워하고, 젊음이자 기쁨인 피터의 반대편에 있으며, 해적들에게 둘러 싸여 있으면서도 때때로 외로움을 느끼거든요. 정말 인간적이지 않나요?
후크는 분명 일기를 쓸 겁니다. 제임스 매튜 배리의 책 <피터팬>에 후크의 독백이 있거든요. "후크, 오늘은 품격을 지켰는가?" 그는 밤이면 생각합니다. 대영제국의 명문 사립 이튼 학교 출신으로서 부끄러운 일은 없었는가? 하며 반성합니다. 그리고 괴로워합니다.
후크 선장이 잔악무도한 해적으로 묘사되기는 하는데. 사실 사람을 해치우는 것은 피터도 만만치 않습니다. 복수하기 위해 해적들을 사정없이 죽여버리거든요. 다만 피터는 전혀 반추하지 않습니다. 그건 나이 듦과 순진무구의 차이일 것도 같네요. 과거에 대한 미련과 충만한 현재의 간극이기도 하고요.
참 매력적이면서도 애잔한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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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이런 스토리텔링은 악인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위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요, 내가 혹시 그 악인을 닮지는 않았는지, 한 번쯤 뒤돌아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