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ㅈㅑㅇ Apr 20. 2024

새벽 두 시 반 공항

An Eleven Hour Layover


미국 애틀랜타.

비행기 환승일정이 꼬였다.


저녁 7시 도착했지만

9시 45 출발 비행기를 못 탔고

같은 날 밤 10시 30 비행기도 못 탔다.

공항 탑승통로와 보안검색대 줄이 문제였다.

이제 남은 제일 빠른 옵션은 다음날 아침 7시 30.

화도 나고 어이없었지만 적응해야 했다.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공항벤치에 자리 잡았다.

낯선 도시 한밤 택시보다는

안전하고 환한 공항노숙이 나은 걸까.

장시간 비행, 초조, 분노, 기다림, 달리기로 지쳐

공항 벤치에서 쪽잠을 자긴 했다.

잠들뻔하다 깨고 뭐.. 그랬다.


불편해서 일어나 있는 나를 그녀가 인도했다.

비행기 몇 시야? 아이쿠 많이 남았네 이리 와.

그녀가 나와 또 누군가를 데리고

어딘가로 간다.


그녀는 공항에서 야간에 일하는 사람이었다.


새벽 2시 반, 그녀와 가는 길.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다.

청소 공사 청소 공사 노란 안전모 오렌지 조끼

한낮만큼이나 사람이 북적이는 구간을 걸어간다

일일이 인사하고 칭찬해 주고 안부 묻는 그녀.

You know everybody here!


그녀가 안내해 준 곳에는

칸막이 있는 넓은 의자 (등이 안 시리다!)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스툴

누울 수 있는 소파

이런 것들이 있었다.

그녀 이름을 물어봤어야 하는데.

Thank you so much, my deer!


패브릭 칸막이 큐비클이 있어서 그런가 일단 등이 따숩다. 넓기도 하고. 기록 꼭 해두고 싶었다. 고마워요 그녀.



공항은 어쨌든 잠 잘 곳은 아닌 것 같다.

새벽에는 비상상황 시뮬레이션도 하나?

사이키 조명에 알람이 몇 번 시끄럽게 울려댔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만난 그녀의 따뜻한 마음과

새벽 공항 투어 덕에 춥지 않았다...


칸막이와 등받이 있는 넓은 소파도 소중.

My Precious!


Unsplash - Vista Wei



작가의 이전글 설악산 하드웨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