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안 Dec 11. 2024

정말 중요한 걸 잊고 있는 우리나라 결혼식 문화

불화의 시작은 주변 시선 의식부터 

나는 내년 결혼이 예정되어 있는 로망 없는 예비신부다. 

나이가 차니 주변에서도 점점 결혼한다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는데, 

행복과 설렘만이 가득해야 할 결혼 준비에 대부분이 스트레스로 지쳐있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불화의 시작은 주변 시선 의식부터

나는 스몰 웨딩을 계획하고 있어서 하객 인원이 100명이다. 

처음에는 100명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신랑, 신부 측에서 각각 50명이고 

가족, 직장동료, 친구, 지인 그룹에서 10명씩만 불러도 40명이니 생각보다 여유가 없으므로 

정말 가까운 사람들만 초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예식장에서 하는 결혼이라면 보증 하객 인원이 기본 200~250명이기 때문에 

자리를 채우기 위해 부모님 지인, 연락 안 하던 친구 등등 가깝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청첩장을 돌리게 된다.


내 생각에 문제점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사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만 불러서 하는 결혼식이라면 

웨딩드레스가 아니라 청바지를 입고 결혼해도 상관이 없다. 

그게 아닌 누군가(엄마 친구일 수도 있고 10년 만에 보는 동창일 수도 있다.)의 눈에 

적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수준까지 맞추려다 보니 점점 이상과 멀어지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결혼반지부터 웨딩드레스, 신혼집이 아파트인지 빌라인지, 전세인지 자가인지 까지도

신경써야하니 결혼하기 싫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인생에 한번뿐인 결혼식? 매 순간이 한번뿐인 걸

결혼준비하는 모든 일의 앞에 "웨딩"이 붙으면 가격이 10배 이상 뛰어버린다. 

마케팅은 항상 "인생에서 한번뿐인 결혼식"이라는 홍보문구가 붙는다. 

그 문구는 정말 마법 같아서 지갑을 열게 하고 곧 머릿속도 지배해 버린다. 

"인생에서 한번뿐인 결혼식"인데 예랑이가 혹여나 반대 의견이라도 내면 괜스레 서운하고, 

"인생에서 한번뿐인 결혼식"인데 남들 다하는 걸 못하면 그렇게 우울할 수가 없다. 


참 어려운 일이다. 

인생에서 한 번인 것은 결혼식뿐만이 아니라 하루하루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한번뿐인 날들인데 

평소라면 하지 않을 큰 지출들을 턱턱 하는 것과 알 수 없는 부정적인 마음에 휩싸이는 것이 말이다.


물론 결혼식은 특별하고 소중한 이벤트다.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한 사람으로서 독립하여 가정을 이루겠다는 의미 있는 일이고 

그에 걸맞은 축복을 받으며 두 사람이 함께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다. 

이 뜻대로라면 결혼 준비에 어려움은 있을지 언정, 스트레스나 우울함은 없어야 한다. 

무엇인가 잘못됐다. 정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결혼식일까, 

아니면 부부가 함께 꾸려나갈 미래일까.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