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by 김지숙 작가의 집



눈은 있는지 없는지

날개는 있는지 없는지

그 작은 눈으로

살냄새를 맡고 따라와서는

어디에 숨어서 때를 기다리다가

도둑처럼 밤새 피를 빨다가

마주 치면 삼십육계 줄행랑치는

작지만 어쩌지 못하는

어둠의 자식



어쩌다가 모기에 물리면 잠을 자지 못하고 일어나 잡고야 잡이든다 약을 치든 전자모기채를 휘두르던 반드시 이곳저곳을 수색해서 잡고만다 곤충 벌레 들이 삻지만 모기는 너무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싫다 다른 짐승들도 배가부르면 그만 사냥을 둔다는데 모기의 식성은 배가 불러 씩씩대면서도 달겨든다

배가 둥둥 부른 모기를 잡으면 둔해서 움직이지도 못하지만 뱃소에 피가 적지 않은 양을 물고 있다 모기는 충분히 모든 사람의 싫어함을 받을 만하다

정지용도 증문憎蚊이라는 시에서 모기에 대해 썼다 그마음이 내마음이다 만족할 줄모르는 짐승보다 못한 모기 죽기전까지는 아무데나 쿡쿡 찔러 피를 빨아대는 먹성 정말 답이 없다 모기가 웽웽대는 소기가 귓에 들리면 그 순간 잠은 확달아나고 전투력이 샘솟는다 고은시인은 고기에게 물려 살아있음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시를 썼다 왠지 가식같다 아니면 그럴만큼 도인이 아니라는 점일까

반드시 잡아야 한다 아마도 그 정신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생겨난 것 같다 물리면 안돤다는 보호본능

아무튼 모기만큼 싫은 날짐승이 어디 있을까 이 여름 어제도 모기에 물려 퉁퉁부은 손가락을 보면서 점점 느려지고 둔해가는 모기를 척 감지 해내지 못하는 무딘 나자신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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