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나무

by 김지숙 작가의 집

푸조나무



굵은 줄기 회갈색이 적갈색으로 바뀌면

세로로 깊은 골이 생기는 푸조나무

수영 동쪽 산비탈에 바드름히 서서

서쪽바다 파도 따라 피고 지면서

세월에 사람에 상처 받고 소금 섞인 비바람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피고

밑둥치에 몸살 앓으며

울퉁불퉁 크고 둥근 혹 곳곳에 매달고

오르락내리락 아이들이 뛰어 놀다 떨어져도 다치지 않는다는

할머니의 넋이 사는 좌수마을 보호하는 그늘 넓은 나무



푸조나무는 좌수영사적공원동쪽 비탈에 자리잡고 있으며 주변에는 자갈이 깔려있다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이나무는 천연기념물 311호로 지정되어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을 잘 막아내는 방풍림역할도 하고 있다

이 일대의 마을을 보호하는 신으로 여겨져서인지 전체적으로 보면 위엄이 느껴진다 다행스럽게도 이 푸조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서 민속적 생물학적 가치를 가치를 인정받아 찬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각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좌수영 성지는 조선시대에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사 머문 좌수영성이 있던 곳이다 성벽과 성문의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지금의 성곽은 숙종 18년 1692년에 좌수사 문희성이 다시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푸조나무는 중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남부 해안 지방에서만 흔히 보이는 나무이다 잎측맥이 톱니 끝까지 닿아 있는 특징을 지닌다 개팽나무라고도 하는데 이유는 팽나무와 잎에 많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는 500살 정도로 추정되며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마치 두 그루가 사이좋게 잘 어우러져 비스듬하니 자라고 있는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한 그루이다

오랜 역사를 한 몸에 지닌 푸조나무를 바라보면서 그간의 세월을 바라보며 지내온 푸조나무는 이 지역의 모든 것을 알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노거수를 만나면 예의를 갖추어야 하고 함부로 만질 수 없는 위엄을 느낀다

그래도 나는 언제나 노거수를 만나면 마음속으로 나만의 소원을 말하고 안을 수 있으면 안아보고 안을 수 없으면 일부라도 손끝으로 느끼곤 한다 나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왔고 살아가는 생명체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고 싶기 때문이다 푸조나무에게도 마찬가지로 경의를 표한다 정말 볼수록 대단하고 위엄 있는 모습이다

이 푸조나무에도 전설이 전해죠 내려오고 그 전설은 시에 쓴 것과 같다 마을을 보호하고 자손을 보호하려는 할머니의 넋이 담긴 나무는 이곳 사람들은 수영마을 사람들을 지키고 부산사람들을 지키는 품이 넉넉한 할머니의 넋이 담긴 신목이라고 믿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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