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 빈 Sohnbin Dec 06. 2022

물질을 잊는 마음(여담)

세밑에 드는 옛 생각(2017년)



눈 처럼 쌓인 세월이 사라졌다.


박이문 선생님의 부음을 신문으로 접했다.

세월이 그리 빠른가? 멈칫 멈칫 무슨 준비를 한다고 일산 가는 길을 미뤄뒀단 말인가?


요양원에서 마감하는 생이 '마지막 잎새' 처럼 무슨 그리운 스토리를 안겨줄거라고, 당신의 삶은 평안했을까? 철학적 사유와 시적 감흥과 감성적 산문으로 무수히 써내려갔을 그 시간들에 위로와 평화로운 침잠을 곁들였을지?


선생님께서 손수 사서 건네주신 책 들머리 자필을 들여다본다.소로우의 시편을 제대로 음미해야겠다.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페이스북에 쓴 글)

박이문 선생님을 사숙한 고교시절,'파리의 작가들'이란 책을 설레며 읽었다.2000년이후 몇차례 직접 뵙고 문학과 예술,철학 전반에 대한 가르침을 받은 일과 인생에 대한 당신의 사사로운 생각을 듣게 된 일은 귀한 경험이었다.일산에 거하는 곳에 언제 찾아봬야겠다고 벼르던 세월이 또 7,8년이 흘렀다.교보빌딩 1층에서 차 한잔의 정담을 나눈뒤 서점에서 당신의 저서를 직접 사주신 것이 내겐 마지막 자취가 되고 말았다.학문적 성취가 널리 전파되고 삶의 근본에 다가서려 애쓰는 후학들을 많이 보게되길 희망하셨는데.....


오늘자 힌겨레신문의 부음 기사는 '생각나는 바로 그때가,그 누군가를 만나야 할때'임을 자각하게 한다.말년을 요양원에서 보내셨다니 외로움과 격조함을 덜어드릴 기회를 갖지않은 아쉬움이 크다.요양원 창가를 바라보며 불편한 육신의 눈으로 무엇을 비라보며 어떤 사색에 잠기셨을지....


3월11일 광화문 집회 갔다가 교보에서 올 2월 출간한 종합서 몇권을 사면서 찾아뵙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귀한 일은 기다려 주지않는다는 인생사의 경험을 다시금 새기며


작가의 이전글 Galleria디자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