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한컷으로 보는 영화-앞으로 남은 우리의 삶에 충실하기 위한 서설(序說)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줄거리가 일부 인용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너희는 잘 살고 있니?"


커버 이미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스틸 컷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비슷한 느낌의 컷입니다. 마치 "너희는 잘 살고 있니?"라고 묻고 있는 것 같지 않으세요? 당신 가슴에 남는 단 한 장의 스틸 컷은 무엇인가요? [자료출처 : 네이버 영화]


착한남자 최서방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최서방에게 가장 친숙한 영화에서 출발합니다.(언젠가 기회가 되면 왜 최서방은 영화와 친해 왔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겠지요.)


유사한 제목의 영화가 많지만 오늘의 영화는 [인생은 아름다워]입니다.

- 2022년 9월 28일 개봉. 염정아, 류승룡 배우가 출연하고 최국희 감독이 연출한 뮤지컬 영화



"뮤지컬 영화라고? 그리고 시한부 인생이라니!"


당대의 화제작이나 좋아하는 감독 혹은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들의 경우 될 수 있으면 꼬박꼬박 찾아서 보곤 하는 최서방으로서는 사실 구미가 당기지 않은 영화였어요.


한국영화 중 잘 만든 뮤지컬 영화가 있었나? 뮤지컬 영화라면 [사운드 오브 뮤직], [라라 랜드] 정도 되어야 할 텐데... 과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어느 중년 '아주머니'의 첫사랑 찾아가기'라는 한 줄짜리 줄거리에서조차 적어도 최서방에게는 새로움이라고는 1도 없는 영화였었죠. 적어도 영화 중반까지는 말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운가?"


'첫사랑 찾기' 미션을 수행하기 전 극 중 세연(염정아 분)과 진봉(류승룡 분)의 일상 에피소드는 최서방의 초반 극 중 몰입도를 상승시킬 수 있었던 공감도 99%의 지금, 여기 지긋지긋한 중년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유교적인 부모세대와 편의적인 자식 세대 사이 어딘가 끼어있는 어정쩡한 중년이기에 자식에 대한 태도와 자신에 대한 태도는 이율배반적입니다.


자식에게는 무한한 애정을 주기만 하지만, 자신의 삶에는 한정 없이 궁상스럽게 대하곤 하죠. 새벽부터 정성스레 장만한 반찬이지만 먹는 둥 마는 둥 등교하기 바쁜 아들 서진(하현상 분)이 밉기도 할 텐데 현관까지 좇아가서 보약까지 챙겨주는 세연입니다.


그렇게 등교시킨 후 정작 세연 자신은 자식과 남편이 먹다 남은 반찬으로 대강 끼니를 때우는 아침들이 대부분입니다.


결혼한 지 이미 지긋한 시간을 보냈기에 살가운 애정표현보다는 무심함, 대화 없음, 서러움, 오해로 채워진 세연과 진봉의 관계를 보며 최서방은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되었어요.


보통의 부부들이 대부분 그러하다고 믿기에 세연과 진봉도 당연한 듯 받아들이죠. 물론 최서방 뇌피셜로는 극의 긴장도를 위해 이 영화에서 조금 과장되게 표현한 부분들도 있기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세연의 청천벽력 같은 암 판정과 이로 인한 진봉의 아슬아슬한 대응 과정은 첫사랑 찾기라는 기상천외한 미션 수행까지 두 사람이 함께 잘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습니다.


엄마에게 세상 무심한 아들 서진, 가부장 꼰대의 진수를 보여주는 남편 진봉, 여기에 세연 가슴에 천불 나게 하는 딸 예진(김다인 분)까지 그야말로 세연의 가족은 세연의 건강을 갉아먹는 존재들처럼 묘사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병이 안 나는 게 이상할 정도로 말입니다.



"인생이 아름다울 수도?"

마침내 세연은 끝이 정해진 시간을 앞두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마지막 여행을 계획해 봅니다. 첫사랑을 찾으러 첫사랑이 아닌 남편과 함께 먼길을 떠나게 되죠.


여러분은 첫사랑을 기억하나요? 최서방에게 첫사랑이란 특정 인물에 대한 기억보다는 그 당시 느꼈던 감정에 대한 추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서 처음으로 느껴본 누군가를 보고 싶다는 감정,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설명할 수 없는 설렘, 그리고 앞으로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무너지는 마음까지 모든 감정이 처음이었기에 더 강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첫사랑을 죽기 전에 한번 더 보기 위해 세연은 먼 길을 떠납니다. 그 시절로의 추억 여행에는 고등학생의 감수성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귀에 익은 그 시절 발라드 가요,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 여행 풍경, 낯선 서울의 풍경, 교회 오빠, 그리고 친한 친구의 오해까지 시간여행 속에서 다 볼 수 있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에 대한 강한 그리움은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세연에게는 후회도, 한탄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 여기 세연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 역시 새삼스레 깨닫게 해 준 여행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그간 세연이 최선을 다해 친구에게, 남편에게, 자식에게 다한 삶의 과정은 마침내 아들의 공연이 있던 그날 어떤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죠. 그럼 그렇지! 그간 최선을 다해 살아온 세연의 삶은 아름다운 것이었어!라고 말입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


중반 이후에 터진 최서방의 눈물, 콧물은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오고 영화관 불이 환하게 켜질 때까지 멈춰지지 않더군요. 뮤지컬 영화니 뭐니 하는 평가는 어느새 뒷전으로 날아가고 울고 싶은 아이 뺨 맞듯이 그냥 감정에 충실하게 내버려 뒀습니다. 그냥 보고 느끼며 최서방의 현재 모습을 교차하며 공감해 버렸습니다.


어느 유명한 희극 배우가 그런 말을 옮겼다고 하죠.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최서방은 그 배우의 명언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삽니다.

'태어났으니 살아내야 하는 인생이니 우아하지 못한 시간과 과정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렇다고 당장 때려치울 수도 없는 게 인생인 것이고... 그 반면에 웃을 일이 하나도 없고, 위로받을 사건이 하나도 없이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겠는가? 어디든 숨 쉴 공간은 있기 마련... 한 발짝만 떨어져서 보면, 혹은 조금만 내려놓으면 웃으면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인생은 아름다워"


아름다운 인생으로 마감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연은 그간 만났던 인연들을 모두 모아서 한바탕 노래와 춤을 부르고 마감을 하더군요. 그리고 "너희들은 잘 살고 있니?"하고 쳐다보며 말입니다.

(자료 출처 : 네이버 영화)


최서방은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서 세연이 했던 것처럼 리스트를 작성해 봤습니다.


#오는 약속 마다하지 않기
#친구가 불러주면 기꺼이(고마운 마음으로) 참석하기
#믿어주고 마음 열어주는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기
#그 사람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
#다시 오지 않을 이 소중한 순간을 쓸모 있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하기
#그리고 죽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기
#아름답게 생을 마감하기 위해 잘 살아가기


그래서 인생은 아름다워?!


햇빛 찬란한 내일을 또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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