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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Oct 21. 2024

스르륵

또 한 해가 가는구나


스르륵





            정 여사



초록이가 어디 가려나


붉고 노란 옷이

스르륵스르륵


냉정한 가로수가 장승처럼 서서


잘 가라 인사 대신

스르륵스르륵


아쉬움을 떨구다


스르륵스르륵 길에 깔리다


내 마음에 깔린


울컥울컥 눈물이 고였다


떨어질 듯 말 듯 올려다본다


물끄러미 서 있는 가로수 멋을 잃었다


덤성덤성한 가지 사이로

빈 하늘이  높다


한 잎두 잎 가을을 구다


뚜벅뚜벅 가을을 밟는다


주섬주섬 가을줍는


새로움이 성급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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