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금지법
저는 검은색 옷을 좋아합니다.
그냥, 예뻐서요.
어렸을 적부터 그래왔던 것 같아요. 음, 그리고 하얀색 옷도 좋아하구요. 비슷한 계열인 회색 옷도 좋아합니다. 옷장에 옷이 이 세 가지 색을 제외하면 거의 없을 정도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저에게 좀 밝은 색 옷을 입으라고 왜 이렇게 칙칙하게 입고 다니냐고 말을 합니다.
내심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칙칙하다?'
도대체, 어떤 점이?
오히려 제가 보기에는 그 사람들이 입은 옷이 더 촌스럽게 보였습니다.
제가 '넌 왜 그렇게 촌스럽게 옷을 입니?' 이렇게 되물었다면 그 사람은 어떤 기분이 들까요?
어떤 사람들은 빨간색 옷이 너무 예뻐서 그런 색감을 지닌 옷을 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보라색, 형광색 등등 아마 모두가 각자만의 다양한 기호로 옷을 살 것입니다. 자신이 보기에 예뻐 보이는, 맘에 드는 옷을 사겠지요. 그러면 될 것인데 왜 사람들은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들에게 강요하는 것일까요? 저는 그저 제가 느꼈을 때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을 사서 입는 것인데, 그것을 그 누가 별로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건가요?
각자의 취향이 그대로 존중되는 삶은 사라지고,
타인의 기준에 맞추고 재단하고 비난하고 혐오하는 사회.
이런 사소한 하나하나가 쌓이고 쌓여서 결국 이 사회를 이렇게 힘들게, 어렵게 만들어 갑니다.
다릅니다.
우리는 모두가 다 다릅니다.
옷, 음식, 연애 등등 모든 것에 대해서 모두는 다 생각하는 것도 느끼는 것도 전부 다 다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다르다는 것. 그것이 바로 모든 것의 시작점입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가 다 달랐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어느 하나도 같을 수 없음을 왜 우리는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일까요? 왜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그것을 폄훼하고 무시하며 비정상이라고 이야기하는 건가요?
나와 같이 않다고 해서 정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버리는 사람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어느 날 성소수자에 대한 글을 보았습니다.
아이들과 수업하게 될 주제가 '사회적 소수자'였기에 다른 교사들의 수업 나눔을 찾다가 우연히 보게 된 글이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글을 읽고 그 글에 달린 사람들의 댓글들을 보면서 저는 적잖이 당황스러웠고, 어떤 부분에서는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혐오와 차별이 적나라하게 보여지다니요.
그 글의 주요 골자는 '아직 어린아이들에게는 동성애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였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적혀 있었지만, 결국 아직 어리기 때문에 동성애를 가르치면 혹시나 잘못된 성관념을 가질 수 있게 될 수도 있으니까 어린아이들에게는 교육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황당한 일인데,
가장 황당한 것은 자신은 성소수자를 존중한다면서 스스로를 마치 깨어있는 지식인인 것처럼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정말 성소수자를 존중하고, 우리 모두의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맞나요?
저 글쓴이는 성소수자를 정상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것을 어린아이들에게 교육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마치, 스스로를 정의의 사도인 양, 동성애로부터 어린아이들을 지켜줘야 하는 것처럼 자신을 드높이며 말이지요.
또, 댓글에 달려있는 성소수자에 대해서 교육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성소수자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는 둥 그저 어린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교육한다는 것이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합니다.
다들 스스로 궤변을 궤변이 아닌 것처럼 포장하고 있는 것이죠.
이것이 정말 성소수자를 존중하고, 우리 모두의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가 맞나요?
그 발언 그 자체로 차별적인 발언임을 스스로가 인지할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미 내면 속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기피가 심각하게 자리 잡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아닌 척 표리부동 하고 있으니, 어떤 말로 저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존중하지만 정상이라고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니면 비정상임을 존중한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요? 스스로 말이 안 되는 말을, 말인 척하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요?
차라리 동성애를 혐오한다! 나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면 그저
안타까워라도 했을 텐데 말이죠.
세상 모두가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그런 날을 꿈꾸지만,
이 또한 다름이니까,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까지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일까요.
성소수자도 비정상, 장애인도 비정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까지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일까요.
참 어렵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