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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련 Oct 30. 2022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1

기록의 의미

기록의 의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소련 시절 스탈린 정권 하에서 활동했던 작곡가이다. 내가 그에게 관심을 갖게 된 시기를 2014년쯤으로 기억한다. 한 방송 채널에서 그와 그의 곡이 소개되었다. 소개된 내용 가운데 그의 음악이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구현하고 있다는 부분이 있었다. 그날 밤 나는 도대체 음악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구현할까 라는 궁금증을 안고, 인터넷에 들어갔다. 검색하면서 우연히 알게 된 책이 『증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회상록』이다. 이 책의 서술방식은 자서전적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전적으로 그렇다고 할 수 없다. 쇼스타코비치가 말년에 알게 된 음악학자 솔로몬 볼코프가 쇼스타코비치를 장기간 취재한 내용을 편집한 글이기 때문이다. 볼코프는 자신이 쇼스타코비치와 대화하면서 기록한 내용이 시간 순서대로도 아니고, 반복되는 부분이 있어서 편집했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을 두세 번 정도 본 것 같다. 그러면서 특정 부분에 공감하고, 감동하면서 쇼스타코비치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 공감하고 감동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쓸 계획이다.  다시 앞 문장으로 돌아가 그 문장을 이어가려고 한다. 내가 그에 대해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증언』이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지만, 그가 직접 쓴 글은 아니다. 내용상 진실성의 정도가 궁금해졌다. 만약 쇼스타코비치가 직접 집필했다면, 내용이 완전히 진실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또는 누군가 쇼스타코비치의 일상을 일정기간 동안 촬영하여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면, 다큐멘터리는 완전한 진실이라고 믿어도 될까? 쇼스타코비치를 주인공으로 삼은 『시대의 소음』이라는 소설이 있다. 줄리안 반즈의 작품이다. 『시대의 소음』을 놓고는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사실 나는 한 때 의도적으로 소설을 읽지 않았다. 현재는 그렇지 않다. 진실에 심하게 매달리지 말자. 우리는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진실을 보려고 기록을 읽는 것은 아니다? 진위 판단이 삶의 전부도 아니다. 이제 기록은 나에게 이렇게 다가온다. 기쁨과 고통을 동반한 감동. 그 감동을 통해 평소에 내가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감성의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었다는 것에 대한 인식, 그리고 나의 사고가 보다 유연해지리라는 기대감.   

     

다음 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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