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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블정 Mar 19. 2023

여행을 마치며

에필로그 편

저는 무사히 버지니아에 잘 도착했습니다. 로드트립을 다녀온 것도 벌써 반년이 지났네요. 브런치에 처음글을 쓸 때는 한 달 안에 내 여행썰을 모두 풀어야지!라고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의지와는 다르게 거의 4개월을 미적거리다가 이제야 여행후기를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벌써 반년이 지나버린 여행을 쓰다 보니 솔직히 가물가물해진 것도 많아요. 그래서 여행후기는 웬만하면 바로 작성해야겠다는 반성도 많이 했어요.(이미 늦었지만..)

 로드트립 이후에도 욕심 많았던 저는 버지니아에서 살면서 D.C, 마이애미, 올랜도, 뉴올리언스, 찰스턴, 서배너, 힐튼아일랜드, 애틀랜타 등등 한 달에 두 곳은 매일 뻔질나게 돌아다녔습니다.

 그 고생을 겪고 또 여행하고 싶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 저는 인생에 여행이 목적일 만큼 돌아다니는걸 정말 정말 좋아해요. 그렇다고 해서 사고의 후유증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돌아와서도 2주 동안은 잠을 거의 못 잤거든요. 이유 모를 악몽에 시달려 잠을 설치고, 나머지 차량 수리를 맡기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고(거의 남편이 했지만..), 사고로 인해 이사 날짜도 놓치고, 남편은 도착하자마자 다음 주에 학기가 시작되어 작년 8월은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2022년 7월 로드트립이 처음이 아니에요. 2017~2018년 남편의 직업특성으로 결혼 직후 6개월간 미국에 머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처음 로드트립을 해봤어요. 그땐 미국 중부에서 시작해 콜로라도, 덴버 (로키산맥), 캐년랜드(홀슈밴드, 브라이스캐년, 아치스 등), 라스베이거스, 요세미티국립공원, LA, 샌디에이고, 조슈아 국립공원, 화이트 샌드 등 을 거쳐 한 달 가까이 차량으로 미국 서부를 돌았답니다.

 그때 기억을 기점으로 여행에 미쳤던 것 같아요. 한국에 살 때도 정말 많이 돌아다녔거든요. 첫 로드트립 때 사고는 단 한 번도 없었고 좋은 기억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좋은 기억만 가득할 줄 알았어요. 이런 고생을 할 거라곤 단 1프로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혹시 미국에 거주계획, 여행계획, 특히 로드트립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제 이야기를 읽고 안전에 유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지난 6개월간 산 미국은 2017년도의 미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거든요. 확실히 이전보다 홈리스가 많아졌고요. 총기 사고야 항상 있었지만 더 많아진 것도 사실이고.. 대도시를 지나갈 때 인종차별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곤니찌와, 니하오라며 눈을 찢어 놀리는?) 코로나 이후는 확실히 달라요.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휴식, 설렘, 행복 가득한 상상으로 기대에 부풀었겠지만 그 모든 행복은 안전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는 걸 꼭 유념하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여행에서 만난 댄아저씨, 중간에 가셨지만 이름 모를 공군대위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여행사고 후 저에게 가장 위로가 됐던 글귀를 적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여행을 뜻하는 'Travel'은 Trouble이나 Toil(노동, 힘든 일)과 같이 라틴어 Travail(고생하다)이 어원이다. 사람들은 여행이 달콤한 휴식이길 바라지만,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데엔 고난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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