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쁜 일상에서 생긴 로망이 어째서 이혼일까.
결혼의 동기가 문제일까.
나 자신이 문제일까.
새벽녘은 내 자존감이 무너져내리기도 하는 시간이니까 마음껏 나를 탓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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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스물여덟에 결혼을 했다.
이유는 농담반, 진심반이지만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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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어느 뉴스기사에서 섹스를 5명 이상이랑 하면 성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써진 걸 보았다. 그게 대문짝 한 기사로 쓰여 있었을 리 없지만, 내 머릿속에는 대문짝 하게 시각화되어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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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쯔음 나는 사회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해가고 있었고, 그러던 어느 날 술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심사숙고하지 않고 다섯 번째의 남자와 섹스를 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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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균적으로 여자들이, 혹은 남자들이 몇 명과의 섹스를 거쳐서 결혼을 하는지 모르겠다.
자료조사를 하면 나오겠지만, 그러고 싶은 열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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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그런 이유로 나는 그와 결혼하는 게 타당하고,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걸 또 그에게 입방정을 떨어서 잠시 냉랭한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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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철없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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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결혼 10년 차까지도 성욕이 일정했다.
일주일에 두. 세 번.
이게 평균인지 아닌지 이것도 자료조사를 하면 알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귀찮았다.
그리고,
그래서, 생긴 불협화음으로
난 이혼을 로망으로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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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이혼하진 않을 것이다.
내 이기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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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밤마다 이혼이 날 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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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심정이다.
이건 권태기일까 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