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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강 Oct 27. 2024

F16. 식각(Etching) 기술

 앞에서 반도체 소자 제조공정에서 없애는 일을 수행하는 과정이 식각(etching) 공정이라고 하였다. 식각(蝕刻)이나 에칭(etching)이나 모두 어려운 말이다. 도장을 새기거나 유리를 부식시키는 일을 연상시킨다. 실리콘의 산화물이 유리와 같이 불산(HF) 용액에 잘 녹아난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되어 초기의 식각 공정은 모두 용액을 사용하였다. 혹자는 이 과정을 습식 공정(wet process)이라고 부른다. 제거하고자 하는 물질을 녹아낼 수 있는 용액을 찾아내는 데 공정기술자들은 온 힘을 기울였다. 습식 공정의 단점 중 하나가 식각이 등방성(isotropy)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즉 깊이 방향으로 뿐만 아니라 옆 방향으로도 침식이 이루어져서 마스크 역할을 하는 층 밑으로도 에칭이 된다. 그 결과 MOS 구조의 경우 채널의 길이가 상당히 손해를 보게 된다.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깊이 방향으로만 주로 식각이 되는 이방성(anisotropy)이 중요한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방성 식각의 실현을 위한 노력 가운데에 주효한 기술이 바로 플라스마 기술(plasma technology)이다. 플라스마란 고체, 액체, 기체라는 물질의 세 가지 상태가 아닌 제4의 물질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플라스마 상태에는 원자 이외에 이온과 전자가 혼재되어 있다. 고체나 액체의 형태로 이온과 전자가 원자와 함께 존재할 때도 있지만, 반도체 공정에서 이용하는 플라스마 상태는 기체 속에 이온과 전자가 원자와 함께 공존하고 있다. 플라스마 기술에 대해서는 별도로 기술하려고 한다. 반도체 식각공정에서 플라스마를 이용하는 것을 일명 건식 공정(dry process)이라고 부른다. 액체 상태인 용액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식각이 이루어져서 그렇게 부른다고 생각한다. 현재 반도체 제조공정 상에서 실리콘 산화막을 불산 용액으로 에칭 하는 것 이외에는 대부분 건식 공정을 쓰고 있다. 불산이 맑은 액체인지라 불산 용액을 취급할 때 초창기에는 장갑이 새도 별문제가 없는 듯이 지나쳤는데, 불산이 인체에 아주 해로운 유해 화합물이라고 판명되어 취급에 주의를 요하고 있다.  

   

 옛날에는 집에서 옷을 세탁할 때 세탁물에 비누를 묻히고 방망이로 두드려서 옷에 묻은 때를 제거하였다. 이때 데운 물을 부으면 때가 잘 빠졌다. 집마다 전기세탁기가 보급되면서 세탁물이 생기면 비누 대신 가루나 액체로 된 세제와 함께 세탁조에 집어 놓고 세탁기를 돌리면 된다. 어떤 동네에는 코인을 넣고 돌리는 공중(公衆) 세탁기도 있다. 웬만한 세탁기에는 건조(drying) 기능도 함께 있어서 편리하다. 그러나 양복 등 귀중한 세탁물은 동네에 있는 세탁소에 맡긴다. 그런 세탁소에는 드라이클리닝(dry cleaning)이라는 선전 문구가 있다. 물 대신 무슨 유기 용매로 세탁물에 있는 때를 빼나 보다. 기계적인 돌림이나 타격이 없이 세탁이 이루어지니까 세탁물의 손상이 없어서 인기가 있다. 드라이클리닝 하는 시설이 있는 세탁소도 있겠지만 동네 세탁소는 대부분 세탁물을 수거하여 표시를 잘한 후 전문 공장으로 보내는 것 같다.

     

 나이가 드니까 음식 먹을 때 자기도 모르게 밑으로 음식물을 흘리는 일이 잦다. 꼭 어린아이가 침 흘리는 일과 비슷하다. 김치나 국물 등을 흘려서 웃옷이나 바지를 더럽히는 경우가 있는데, 흘린 즉시 제거하면 물이 들지 않는다고 비누 등 세정액을 뿌리고 씻어 내는 게 좋다고 한다. 대중음식점에서는 앞가리개를 준비하였다가 희망자에게 배부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물을 흘리는 문제도 있지만 몸에서 나오는 오줌을 잘 조절하지 못해서 보는 낭패도 있다. 우리가 쓰는 말에 남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는 사람을 ‘오지랖이 넓다’라고 말한다. 오지랖이란 무엇인가? 사전을 찾아보니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이라고 한다. 오지랖이란 오늘날 음식점에서 주는 앞치마와 비슷하겠다. 오지랖이 넓으면 자기 몸을 다 가리니 남들 앞에 나서서 간섭할 필요도 없는 일에 참견하게 된다. 이런 사람을 오늘날 신조어로 오지라퍼라고 부른다고 한다. 사진사의 영어 표현인 photographer와 운(韻)이 맞아서 젊은이들 사이에 잘 쓰이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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