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우리나라에서는 각 곳에 봉수대를 세워 국가에 변란이 생기면 미리 약속한 신호대로 봉화(烽火)를 올려서 소식을 보고하였다. 이를 통신이라고 한다. 인류는 통신 방법의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이 중에 획기적인 발명이 전화(telephone)인데 이는 그리스어로 멀다는 뜻의 ’tele‘와 소리를 뜻하는 ’phone‘의 합성어이다. television(TV)은 멀리 있는 영상을 보는 것이고, telescope(망원경)는 먼 데 있는 풍경을 보는 것이고, telecommunication은 먼 데와 통신하는 것이다. 전화는 반드시 전선이 필요하므로 이를 유선통신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최근에 무선 통신 기술이 괄목해지고 무선전화가 일반화됨에 따라 유선통신 기술은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다.
1894년 여름 당시 20세의 이탈리아 청년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 1874~1937)는 헤르츠(Heinrich R. Hertz, 1857~1894)의 전자기파 발생 실험에 관한 글을 잡지에서 읽고 전선이 없어도 통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집에서 무선 전신(無線電信) 실험을 시작하였으며, 3km 거리까지 무선으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직접 고안한 기구는 하나도 없고 남의 기구를 단순히 연결하였다는 이유로 마르코니의 특허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의 나라인 영국으로 건너가서 1896년 무선 전신에 관한 영국 특허를 취득하고 런던 체신청에서 최초의 공개실험에 성공하였다.
영국 체신청은 이 무선 통신기술의 가치를 알아차리고 마르코니를 후원하여 ’ 런던 마르코니 무선전신회사‘를 창립하여 통신사업을 시작하고, 도버해협에서 영국~프랑스 간의 통신을 실현하였다. 그리고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무선 통신을 실험하였는데 1901년 역사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으로 마르코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선 통신 개발자로 알려지게 되었다. 무선 전신은 해저(海底) 전신 사업계로부터 심한 저항을 받았으나, 이동하는 선박(船舶) 간의 통신에는 그가 발명한 무선 전신이 유일한 방법이 되었다. 그 외에도 1901년 단일 안테나에 의한 동조식(同調式) 및 다중전신동조(多重電信同調) 방식, 1902년 자기검파기(磁氣檢波器), 1905년 수평지향성 안테나 등을 발명하였다. 특히 당시에 발명된 진공관의 도움으로 무선 전신의 약한 신호를 증폭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선 전신은 더욱 먼 거리로 송신할 수 있었으며 무선 전신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그 후 통신거리의 연장, 동조(同調)의 개선 및 공전(空電), 혼신(混信)의 제거에 주력하여 1909년 브라운(Karl F. Braun, 1850~1918)과 공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TV CRT(cathode ray tube)의 발명자인 브라운은 반도체를 이용한 무선 수신장치를 발명한 업적을 갖고 있었다.
마르코니는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당시 300여 개의 상선과 유럽 각국 해군의 주요 전함에 무선 통신이 장착되어 있고, 대서양 횡단 무선 전신 서비스가 공중(公衆)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새로운 무선 시스템의 위력은 국제 수사 공조 체제에서 발휘되었는데, 네덜란드에서 범죄 후 캐나다로 도주한 범인을 무선 연락으로 체포하였다고 한다. 1912년 북극해에서 발생한 타이태닉호의 난파 사고도 배의 무선 타전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1974년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르코니 재단이 설립되었고 매년 전기통신 분야에서 훌륭한 업적을 쌓았거나 발명한 사람에게 마르코니 상을 수여하고 있다.
당시에 마르코니의 무선 통신은 1838년에 제안된 모스(Samuel Morse, 1791~1872) 신호밖에 보낼 수 없었다. 많은 발명가가 인간의 목소리와 그 외의 소리를 전파에 싣고 싶다는 꿈에 사로잡혀 여러 가지 노력을 하였다. 이리하여 1906년 증폭회로가 발명되고 미약한 음성신호를 변조하고 복조 하는 방법으로 무선 라디오 방송에 성공하였다. 널리 퍼뜨린다는 뜻으로 방송을 broadcast라고 명명하였다. 1920년에 마르코니 회사가 영국에서 라디오 뉴스를 방송하기 시작하였고, 같은 해에 미국에서는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사가 정규 뉴스 방송을 시작하였다. 급속도로 라디오 방송사업이 성장하여 1922년 미국에서 600여 개의 상업방송국과 백만 명의 청취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로써 방송이 뉴스 제공뿐만 아니라 공중 오락 산업의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1927년 영국에서 유명한 BBC(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이 설립되었다. 소리뿐만 아니라 영상을 전송하는 TV 방송은 1936년 BBC가 첫 방송을 하였고 미국에서는 1939년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가 뒤따랐다. TV 수상기의 화질이 좋지 않고 고가이어서 크게 보급되지 못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 후 본격적으로 발달하게 되었다.
맥스웰의 무지개 중에서 각 복사선을 구별하여 이름을 붙였고, 복사선 스펙트럼은 파장, 에너지, 주파수로 나타낼 수 있다. 보통 X선과 감마선은 에너지 단위인 eV로,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은 파장의 크기인 nm나 μm로, 마이크로파와 라디오 파는 주파수인 kHz나 MHz로 흔히 지칭한다. 통신이나 방송 전파(電波)는 전자기파의 일종으로서 적외선보다 파장이 긴 것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는 무수히 많은 방송과 통신 전파 속에 살고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인간에 의해 수많은 종류의 전파가 만들어져서 사용되고 있다. 인간의 개입이 없는 자연 상태에서도 전파는 존재하는데, 번개에 의해서 생성되기도 하고, 태양이나 다른 항성에서 오는 천체 복사에도 전파가 포함되어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규칙에서 전파는 3 THz 이하의 주파수를 갖는 전자기파로 정의하며, 이에 해당하는 파장은 1mm 이상이다. 3 Hz의 매우 낮은 주파수를 가진 전자기파도 전파이며, 실제로 잠수함의 통신에서 쓰이기도 한다. 이를 라디오 파라 하고 라디오 주파수(radio frequency) 줄여서 RF 전파라고 한다.
전파를 운용하는 중에 서로 방해를 주는 일 없이 유효하게 이용하기 위해 각 지역, 각 나라 별로 특정한 통신 목적에 대하여 사용할 수 있는 전파의 주파수 범위를 할당하는 것을 주파수 할당 혹은 주파수 분배(frequency allocation)라고 하며. 국제 조약에 의해 세계적인 규모로 정해진 할당표가 있고, 전 세계를 3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서 각 구역 내에서 독자적으로 할당된 할당표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주파수 분배에 관하여는 법률로 정해져 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담당한다. 주파수 할당은 사용하고자 하는 기관, 단체, 법인, 개인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용도와 대역에 따라 사용 신청 혹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보통은 주파수를 할당받은 방송사나 통신사는 정해진 사용료를 정부에 내야 한다. 어떤 주파수 대역에서 특정 출력 이하의 간이소출력 기기의 경우에는 등록 대상이 아니므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단 이 경우에도 사용하는 기기의 전자파 적합 인증이 되어 있어야 한다. 주파수 분배는 국가별로 서로 다르다. 예를 들면 대한민국에서 VHF FM 라디오 용도로 88~108 MHz까지 할당하는 데 비해 일본은 76~95 MHz가 할당되어 있다. 비면허 대역이라고 정부의 사전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이 있다. 허가 없이 개설할 수 있지만 대부분 출력이 낮은 편이다. 예시로는 생활 무전기, 무선 전화기, 무선마이크 등이 있다.
앞 절에서 다룬 마이크로파에 속하는 2.4 GHz 대역은 전 세계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ISM Band(Industry-Science-Medical Band) 중 하나에 속한다. ISM Band는 여러 대역에 걸쳐 있는 몇 안 되는 주파수 대역 중 하나로, 산업용, 과학용 혹은 의학용으로 쓰이고, 출력 제한하에 사전 신고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문제는 다른 ISM Band는 주파수 대역이 너무 높거나 낮아서 그동안 사용하기 힘들었고, 따라서 수많은 무선 장비들이 2.4 GHz 대역에 몰려있어서 신호 간섭 및 포화 문제가 일찍부터 발생했다. 나라별로 ISM Band를 사용하는 장비라 할지라도 출력 제한이 서로 다른 경우도 존재하지만, 이미 많은 장비가 사용되고 있어서 단순한 출력 규제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블루투스와 Wi-Fi가 2.4 GHz 대역을 공유하는데, 기기 간에 간섭을 피하기 위한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파 간섭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간섭을 피할 목적으로 2.4 GHz 이외의 ISM Band를 사용하는 한 가지 사례는 5 GHz 기반 Wi-Fi이다.
대한민국의 주파수 할당표는 관련되는 문서를 조회하면 알 수 있다. 주요 대역별로 전파의 주파수와 파장, 그리고 대표적인 사용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Hz 미만은 100,000km 이상의 파장을 갖고 인공 및 자연의 전자기파 잡음이다. ELF(Extremely low frequency)는 3~30Hz에 100,000~10,000km로 잠수함의 통신, SLF(Super low frequency)는 30~300Hz에 10,000~1,000km로 잠수함의 통신, ULF(Ultra low frequency)는 300~3,000Hz에 1000~100km로 잠수함의 통신 및 지하 광산 간 통신, VLF(Very low frequency)는 3~30kHz에 100~10km로 9kHz 이하는 미분배, 항법, 시간 동기화, 잠수함의 통신, LF (Low frequency)는 30~300kHz에 10~1km로 항법, 시간 동기화, AM 장파 방송, RFID, 라디오비콘, MF(Medium frequency)는 300~3,000kHz에 1km~100m로 AM 중파방송(526.5~1606.5), 아마추어 무선(1800~1825), HF(High frequency)는 3~30 MHz에 100~10m로 단파방송, 생활 무전기, 아마추어 무선(3, 7, 10, 14, 18, 21, 24, 28), RFID, OTH 레이더, VHF(Very high frequency)는 30~300 MHz에 10~1m로 FM 방송(88~108), DMB 방송(174~216), 항법(108~118), 항공기의 통신(118~137), 아마추어 무선(144~146), 선박통신(156~163), UHF(Ultra high frequency)는 300~3,000 MHz에 1~100mm로 디지털 텔레비전 방송(470~806), RFID(900), 전자레인지(2450), 무선 천문학, 핸드폰(800~900, 1800~2600), Wi-Fi(2400), 블루투스, GPS, 아마추어 무선(430~440), 무선 전화기(1700), 무선 모형(72 MHz 또는 2.4 GHz), SHF(Super high frequency)는 3~30 GHz에 100~10mm로 무선 천문학, Wi-Fi(5), 레이다, 통신위성, 위성방송, 5G, EHF(Extremely high frequency)는 30~300 GHz에 10~1mm로 무선 천문학/전파 천문, 인공위성, 5G, 우주 연구, 원격 감지, 밀리미터파 전신 스캐너, 우리나라에서 276 GHz 이상은 미분배 상태이다.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를 운용하는 이동통신사에 할당된 주파수와 사용처의 자세한 내용은 이동통신 주파수 문서를 조회하면 알 수 있다.
주파수를 할당받은 방송사는 그 전파를 반송파(carrier wave)로 사용한다. 음성이나 영상신호를 변조(modulation)하여 그 반송파에 실어서 공중(空中)으로 내보낸다. 변조하는 방법으로 AM(amplitude modulation)과 FM(frequency modulation)이 있다. 옛날에는 라디오 방송도 AM밖에 없었고 FM 라디오 방송은 나중에 생겼다. 예를 들어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 KBS1 라디오의 AM 방송은 711kHz, FM 방송은 97.3 MHz의 주파수가 할당되어 있다. 방송에서는 자신의 사용하는 주파수를 수시로 밝혀야 한다. 옛날에는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나라에 할당된 국제적인 호출 번호(예: HLKA)도 함께 수시로 불러주었다. 요즘은 통신 방법의 다양화로 ‘보이는 라디오’라고 해서 휴대전화에서도 라디오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라디오나 TV로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안테나가 필요하다. 보통 안테나는 수천 개의 신호를 모두 포착할 수 있어서, 특정 주파수만 골라내어 수신하기 위해서는 튜너(tuner)가 필요하다. 튜너는 대개 공진기를 이용해서 구성된다. 이러한 공진기는 특정 주파수에서 공진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그 주파수의 파를 증폭하고 나머지는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 영어 방송용어로 ‘stay tuned’라는 말은 딴 방송국으로 가지 말고 그 주파수의 방송을 계속 수신하라는 말이다. 우리들의 라디오나 TV 수신기에서는 걸러낸 주파수에 실려 온 음성이나 영상신호를 복조(demodulation)하여 우리가 듣거나 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