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사이의 일상
탈북민은 불안과 결핍의 나라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낸 사람들이다.
북한에서의 삶은 사회적 분리와 트라우마 체제 속에서 이루어진다. 김 씨 일가의 독재정권 아래, 북한 주민들은 정보로부터의 고립과 국제사회로부터의 소외 속에 살아가며, 그곳에서 어렵게 탈주한 이후에는 남겨두고 온 모든 것에 대한 죄책감의 짐을 평생 안고 살아간다. 북한은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는 주체사상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교육받고 살아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운명이라고는 전혀 없는 상실과 결핍의 국가이다. 말하나 행동 하나로 매 순간 존재의 위협을 받는 거짓과 불안이 습관화된 곳이다. 그 속에서 개인의 삶은 상처와 절망을 따라다닌다. 그러나 이것을 평생 받아들이고 살아야 할까? 아니다. 북한에서의 그러한 삶을 거부하고 용기를 내어 탈출한 사람들이 탈북민이다.
탈북민은 북한이라는 독재정권의 폭주하는 기차에서 이탈하여 안전하고 자유로운 목적지로 향하는 기차로 갈아탄 사람들이다. 북한에서의 삶은 애초에 선택지가 없고, 몰라서 선택하지 못하는 선택의 무능과 정보 부족, '언젠가는 나아질 거야'라는 기약 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러나 탈출은 용기의 행위이자 선택의 결과이다. 탈출은 탈북민의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과정에서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탈은 자유와 행복을 향한 간절한 소망과 함께 시작되는 새로운 생명이다. 그리고 남한으로의 이주는 새로운 시작의 세계로의 여정이다.
남한은 북한과는 다른 세계이다. 한국에서의 삶은 보다 자유롭고, 정직하게 살도록 하며,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가 함께하는 삶이다. 탈북민은 처음에는 낯선 곳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그들은 조금씩 적응하고, 성장한다. 그들은 다시 한번 삶의 가능성을 느끼며, 간절한 희망과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탈북민은 여전히 그들의 과거와 상처를 갖고 있다. 탈북하기까지의 상실 경험과 병리적 국가에서의 생존 경험은 그들에게 뚜렷한 상처를 남겼다. 탈북민들에게는 자신의 상처를 이겨내며 치유의 길을 찾아갈 과제가 아직 남아있다. 가족과의 재회와 사회와의 연결, 사랑과 관심을 주고받는 것들은 그들에게 큰 위안이 되며, 이틀 통해 그들은 자신을 다시 발견해 간다.
그리고 단순히 자신의 삶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통일을 향한 염원을 품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원과 소망을 품고 있다. 통일에 대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받아들이며, 통일을 향한 길에 함께 하고자 한다. 북한이탈주민으로서, 대한민국국민으로서, 나아가 세계시민으로서 인권과 평화를 위한 책임과 역할을 갖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은 대한민국의 법률상 용어이다. 북한에 주소, 직계가족, 배우자, 직장 등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대한민국 이외의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을 뜻하는 용어이다. 나는 이러한 북한이탈주민의 정의에 다음의 말을 덧붙이고 싶다. 북한이탈주민은 '자유와 통일을 향한 희망의 상징이며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용기 있는 자'이다.
모든 탈북민들에게, 그리고 새로운 여정을 찾아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