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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Nov 10. 2023

조직의 진상보존법칙

누군가를 싫어하면 그 피로감이 나를 잠식할 수도…

직장생활 경력이 꽤 된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어느 직장에나 꼴통 혹은 진상은 존재한다. 단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 아닌, 보편적이지 않은 아웃라이어 수준을 의미한다. 직장생활 초창기에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면서 이직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꼴통 A를 피해 회사를 옮기면 진상 B와 말씨름을 벌어야 한다거나, 꺼벙이 C 때문에 골치 아팠던 아찔한 경험을 하곤 했다.


그리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어디에나 그들은 존재하고, 절대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직’이란 번거로운 선택 대신 업무적으로 엮이지 않도록 주의하는 다양한 꼼수를 생각해 내게 되었다. 단, 조직의 리더가 그런 경우는 어쩔 수 없이 탈출할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진상들과 별일 없이 지내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매몰차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사람을 믿거나 기대하는 일을 최소화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을 믿지 말고, 항상 크로스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업무는 업무적으로 처리하고,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감정적으로 맞붙어서 대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감정이 증폭되면 내가 실수할 수도 있고, 원인제공을 누가 했는지 불분명해져서 우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에 몸을 담아도 내 마음에 꼭 드는 사람들로 라인업이 꾸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내가 결정권자여도 각양각색의 조직원들을 어떻게든 마음을 맞춰서 성과를 내야 할 텐데 아무런 결정권한이 없는 조직의 일원이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에 대해 불평불만을 쌓아갈수록 내게 이로운 일은 없을 뿐 아니라 그저 출근이 괴로워질 뿐이다.  


싫다 싫다 하면 그 강도가 점점 더 커진다. 누군가를 싫어하면 그 피로감이 오히려 나를 잠식하는 결과로 돌아올 때가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사람’보다는 ‘일’에 집중해 보자. 


*메인 이미지 영화 <불멸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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