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속 덤블도어와 해리의 대화
<해리포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명언 하나를 고르라 하면, 많은 이들이 스네이프의 ‘Always.’를 고른다. 일편단심 릴리만을 바라보는 스네이프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 어둠의 편인 줄 알았던 스네이프가 알고 보니 누구보다 해리를 지키는데 진심인 교수였다는 사실이 많은 독자들에게 놀람을 안겨주었다.
내가 <해리포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명언은, 해리와 덤블도어 교수의 대화에서 나온다.
마침내 해리는 덤블도어가 그에게 계속 말해주려고 애를 썼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것은 목숨을 건 싸움을 앞두고 경기장에 억지로 끌려 들어가느냐, 아니면 고개를 높이 쳐들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느냐 하는 것의 차이였다. -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中 -
어차피 해야만 하는 경기가 있다. 이 경기에 끌려 들어갈 것이냐, 고개를 높이 쳐들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갈 것이냐.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해야만 하는 거야,라고 수동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자나 후자나 별 차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주체는 나고 내가 결정하는 모든 것에 자신만의 이유와 목표가 있는 사람들은 전자와 후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느낄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다. 아무리 내 의지가 아니었다고 느껴도, 이 경기가 내 앞에 놓이게 된 것은 모두 내가 한 선택의 결과이다. 내가 선택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이유 없는 선택은 없다. 그 이유를 잘 기억해야 한다. 내가 이 경기를 만나기까지 한 결정들은 무엇이고, 그 결정들을 내린 이유는 무엇인지 기억해야 한다. 그러면 나는 경기장에 끌려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끌려 들어가지 않아도, 내가 스스로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들만의 이유를 쉽게 잊는다. 내가 왜 이 경기장에 다다르게 되었는지를 잊은 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것이 나의 운명이구나’ 하며 경기장에 끌려들어 가고 마는 것이다.
나만의 ’ 이유‘를 기억하는 사람과 잊어버린 사람은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나는 <해리포터>가 준 이 명언을 늘 머릿속에 담고 살아가는 중이다. 목숨을 건 싸움을 앞두고 경기장에 고개를 높이 쳐들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는 내가 되기 위해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아마도 어떤 사람들은 이 두 가지 중에 어떤 것은 선택하든 그게 그거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덤블도어는 알고 있었어. 나도 알고 있어. 해리는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자부심을 느끼며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어. 그것이 하늘과 땅만큼이나 전혀 다르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