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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 Nov 03. 2022

호기롭게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다.

작년 여름 즈음이었을 것이다. 

내가 호기롭게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시기가.


나는 엔터에 입사한 지 1년 4개월 차 된 직장인이다. 누구에게는 신입일 수도, 누구에게는 경력직일 수도 있는 애매한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내가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이유는 '음악'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여러 가지 이유가 공존한다.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기도 했지만, 연예인과 일할 수 있는 업무환경과 엔터테인먼트가 주는 어떤... 멋짐이 이유였던 것 같다. 쉽게 말해, 남들이 다니는 직장과 달라 보였다. 내가 동경했던 가수 또는 배우와 함께 일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가 기획한 작품이 세상에 나와 대중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었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이 내가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신기해하며 멋있다고 해줬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더 열심히 엔터테인먼트 취업을 위해 달려왔다.


엔터테인먼트에 입사를 하려면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내가 그 분야를 경험한 게 있다면 아주 작은 일이라도 상세하게 기술하는 것이 좋다. 


나 역시도 포트폴리오를 만드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었다. 다 완성된 나의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볼 때면, 나는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내 인생은 엔터테인먼트 입사를 위해 꾸며진 것 같다.'


포트폴리오에 담긴 내 인생은 그랬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에게 일어난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던 활동들은 전부 엔터테인먼트 입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사실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회사 자기소개서를 쓰는 일은 나에게 일도 아니었다. 오히려 취업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었을 정도였으니까.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취업하고 싶었기 때문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취업하는 데에는 사람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하루라도 빨리 엔터테인먼트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그것만이 나의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자아실현은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것이었다. 이 한 문장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싶었다. 음악이 주는 위로의 힘을 믿었고, 나도 그 힘을 경험했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대부분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간절하게도 그런 음악과 앨범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왜 '위로'냐 묻는다면,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나를 진심으로 위로해준 게 음악뿐이어서 인지, 내가 위로받은 이 마음을 누군가에게 돌려주고 싶어서인지. 하지만, 나는 분명하게 음악으로 사람을 위로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내 자아가 실현됨을 경험하고자 했다.


그래서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취업 공고가 올라온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원한 지 얼마 안 돼서 내가 이력서를 넣은 회사들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사실 끊임없이 왔다. 면접을 보러 가면 면접관들이 환하게 환영해주었고, 내 포트폴리오와 이력에 관심을 가져주었다. 면접 역시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다. 내 이야기를 함에 망설임이 없었고, 내 목표와 동기가 확실했기 때문에 나를 면접관에게 설득하고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최종 합격도 여러 곳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중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비전이 있는 곳에 입사 결정을 하고 입사 날짜를 확정 지었다. 이렇게 나는 취업준비 한 달 만에 꿈에 그리던 엔터테인먼트 취업에 성공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내가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하기 위해, 그리고 이 업계에 최적화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넘쳤고, 이 일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얼른 회사 책상 앞에 앉아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호기롭게 엔터테인먼트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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