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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지 Jul 21. 2023

드라마 <킹더랜드>의 고전적 클리셰

드라마 흥행의 <유전학적 이유>

요즘 드라마 <킹더랜드>가 인기다. 5%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작한 킹더랜드가 나름의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게 되었던 이유는, 인간 유전자에 내재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어렵고 복잡한 직업군을 탈피하고 '코미디'에 방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위치해 있는 재벌가 이야기를 고용한 점, 재벌 2세의 심리적 결핍이 있는 남자 주인공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전 클리셰의 정석적인 줄거리로 시작하였다.


드라마나 영화란 우리 삶을 바탕으로 한 연극이라는 하나의 상업 플랫폼에서는 그들이 '어떻게 만나 사랑하는가?'보다는 인간 유전자에 내재된 인간의 본래 욕구가 어떻게 TV 드라마 안에서 발현되는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된다. 웰메이드라고 칭송받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도 현빈과 송혜교라는 그 당시 최고 톱스타를 기용했음에도 10%가 채 되지 않는 시청률로 크나큰 고비를 마셨는데, 이는 작품성과 시청률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단적인 예시다. 사실상 드라마라는 플랫폼에서 사람의 연약한 인간적인 모습과 사실적인 고달픔보다는 유전학적으로 내재된 신분상승의 꿈, 청렴한 시장,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금전적인 성공을 거두는 판타지에 시청자들은 더욱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2004년 유행했던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파리의 연인, 천국의 계단이 전부 비슷한 줄거리를 차용한 드라마였고, 놀랍게도 저 모든 드라마가 3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했다. 드라마 <킹더랜드>는 과거의 재벌 2세와 호텔리어의 사랑이야기라는 직업의 뼈대와 여성의 주체성에 현대적인 변주를 가미했을 뿐, 본질은 결국 과거 흥행 드라마와 다르지 않았다.2000년대와 달라진 것은 신장하는 여성 인권에 따라 기본 뼈대에다 사람들이 민감하게 생각할만한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보일 수 있는 요소들만 덧대어 포장했을 뿐이다.


로맨스 드라마가 흥행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서사구조의 필연적 등장이라는 것인데, 로맨스라는 것은 시청자의 공감능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장르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의 사랑, 그 상호작용에서 서로는 서로에게 어떤 영향과 도움을 주는가가 중요한데, 킹더랜드는 서사 전반적인 가운데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서사구조를 차용하였다.


이 드라마는 아니나 다를까 남자 주인공이 어릴 때 엄마가 갑자기 떠나버리고 권위 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게 된 '아픔'이 있다. 남자 주인공이 자신의 어린 시절의 어머니가 갑자기 떠난 것에 대한 아픔에 절망하고 있을 때, 자신은 슬픈데 모두가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전학적으로 뇌 발달이 아직 다 되지 않은 어린 아이는 자신에게 모범이 되는 어른들의 표정과, 감정을 보면서 이 세상을 배워가는데 자신의 가장 소중한 주 양육자가 자신을 버렸다는 유기공포에 휩싸이는 순간에도 자신과 상반되게 항상 가식적으로 웃는 사람들을 보면 치가 떨리게 싫은 유년시절의 상처가 존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가짜 웃음을 짓고 가식 떠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여기서 남자주인공의 '심리적 결핍'이 존재한다. 여자 주인공은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지 않지만 사랑받고 자라 항상 웃으면서 사람들을 응대하는 것에 익숙하다. 자신이 받은 것이 있어서, 남들에게 쉽게 사랑을 주고 심리적으로 성숙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서로 반대되는 사람들이 서로 부족한 결핍을 채워주는 호혜적 사랑을 할 때 시청자들은 환호하는 것이다. 남자주인공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아픔과 결핍, 사람에 대한 신뢰 등을 진심을 다하고 솔직한 여주인공을 통해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이런 변화 과정에서 쾌감을 느끼고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여자 주인공 역시 <킹더랜드>라는 라운지에 출입하게 되면서 느껴지는 신분상승을 통해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아름다운 전경들을 경험해 보면서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난하지만 씩씩한 여자 주인공과 남자 주인공의 심리적 아픔이라는 소재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의 가치에 대한 효용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 드라마는 줄거리뿐만 아니라 해외로케이션, 서울의 아름다운 광경, 호텔 라운지 등등 눈으로 볼 수 있는 황홀함과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여자 주인공 주변 인물들을 통해 많은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것, 비리, 부정부패, 재벌가 사람들, 직업군, 프로페셔널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쏠쏠한 볼거리다.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들을 결코 포장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그것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것을 넘어서 남자주인공의 권력으로 이러한 부정부패를 '해결'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고전적인 클리셰지만 이 드라마가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사람 유전자 안에 내재되어 있는 근본적인 욕구를 기본 뼈대로 장착했다는 점에 있다.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가 진부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변주가 있는 이런 드라마들이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결국 껍데기보다 이런 본질적인 욕구가 흥행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내포한다. 누구나 신분상승을 하고 싶은 욕구, 사회 직업적으로 성공하고 싶어 하는 이런 욕구가 앞으로 계속된다면 이러한 드라마가 결국 어떤 경로든지 사랑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런 고전적인 클리셰의 차용은 자칫하면 흥행 면과 작품성 면 둘 다 고비를 마실 수도 있다. 잘못하면 이러한 유전학적 욕구가 서로의 신분의 차이만 부각한다던가, 아니면 남자 주인공의 현실감 없는 맹목적인 대쉬나 경제적인 베품이 시청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확률도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킹더랜드>의 성공은 이런 고전적인 클리셰를 차용했지만, 그런 것을 승화할 만한 남녀 주인공의 케미, 주변 사람들의 깨알같은 코믹 연기,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두 남녀주인공의 성격이 흥행하는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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