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드라마의 사랑의 코드 <얼굴과 자본>
21세기 점차 신장하는 미디어 플랫폼의 화제성을 감안해 본다면 우리가 OTT플랫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은 굉장할 것이다. 좋은 드라마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떤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인가? 에 대한 고뇌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결국 '좋은 드라마'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의 말초신경을 자극해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드라마일까, 아니면 잔잔하고 소위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힐링 드라마일까.
<드라마>는 순수 문학이 아니다. 드라마라는 것을 제작하기 위해 드는 수많은 비용과, 해외로케이션 비용, 스테프들의 월급과 생계가 드라마의 흥행과 적지 않게 연관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적 성공이 중요하다. 막장 드라마나 멜로드라마의 클리셰, 사람들이 비판하지만 결국 드라마가 흥행하기 위한 코드를 작가마다 생산한다. 드라마의 소재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참신한 소재가 나왔다고 착각할 수 있으나 그 안에 인간이 몰입할 수 있는 본능적인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것을 변주해 넣어 흥행을 실현한다.
인간 본연의 욕구는 원초적인 것으로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 않는다. 물론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변화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그 특정 시대의 특징적인 부분에 불과하다. 결국 20세기든, 21세기든 인간 본연의 본능이 변화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을 갈망하고, 무리 지어서 생활하고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거스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처럼 흥행 코드도 마찬가지다.
막장 드라마와 신데렐라 드라마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변주를 달리했기 때문이다. 결국 본질은 같은 것에다가 겉 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완성된다. 결국 우리가 원초적으로 갈망하는 선과 악,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 청렴한 지도자,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상에 대한 욕구는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본 욕구를 자극하는 이런 미디어 플랫폼은 시청자들을 환호하게 만든다.
드라마의 <변주>는 사람들이 드라마를 과거와 다른 참신하고 세련된 것이라고 믿게 해 주고, 기존의 드라마가 흥행해 왔던 것처럼 기본적인 욕구와 욕망을 자극한다. 예컨대 과거부터 이어져왔던 '신데렐라' 스토리가 비판받으면서도 변주를 달리 한 로맨스 드라마가 대부분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남자의 경제적 능력을 중시하고 여자의 외모를 중시하는 이 사회의 가치관이 반영된 것이다. 비판적인 사람들의 의견은 '변주'를 달리함으로써 가려진다. 결국 능력 있는 남자가 예쁘고 가난한 여자를 구원하는 이야기에 우리는 환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허구'가 가져올 수 있는 짜릿한 신분상승의 욕구를 우리는 드라마로부터 채우고 있는 것이다.
신데렐라 드라마에서 남자의 능력이 '경제적 자본'이라면, 여자는 얼굴이 '사회적 자본'이다. 돈 많은 남자와 예쁜데 가난한 여자와의 사랑이야기는 용인되는 코드이지만 잘생긴 남자와 못생긴 여자와의 사랑은 시청자들이 암묵적으로 용인하지 않는다. 이루어지지 못할 표면상의 이유는 없으나, 사회는 암묵적으로 다른 계층의 사랑은 용인해도 사회적 자본이 다른 사랑은 용인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