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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쿠 Nov 04. 2022

What's your Korean Vibe?

나만의 '코리안 바이브'

Vibe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E>: A mood or an atmosphere produced by a particular person, thing or place

<한>: 분위기, 낌새, 느낌


나는 Vibe/Vibes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윤민수와 류재현의 그룹 '바이브'의 영향도 있다)


영어에서 흔히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한국어와 일본어는 Vibe라는 단어 대신 분위기 또는 느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는 한국어나 일본어를 사용할 때에도 '바이브'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취직활동 중 면접에서 내가 자주 했던 말은 

제가 갖고 있는 '코리안 바이브'를 통해 귀사에 공헌하고 싶습니다. 


'코리안 바이브'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이끌어내기 위한 나만의 전략이었다. 실제로 그 전략은 일본 광고 회사의 최종면접에서 빛을 발했다. 면접관들은 '코리안 바이브'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만족스러워했고, 그때부터 자신감을 갖고 1시간가량의 면접을 무사히 끝냈을 수 있었다.


사실 '코리안 바이브'에 대한 정의를 딱 잘라 얘기하는 것은 어렵다. 한국과 연관이 있다면 전부 '코리안 바이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코리안 바이브'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제 '코리안 바이브'는 감정이입에서 비롯된 공감력입니다. 
한국인은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일본어, 영어와 달리 한국에서는
'내' 나라(X) '우리'나라(O) '내' 학교(X) '우리'학교(O)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도 특출 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생충' & '오징어 게임'처럼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작품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의 광고를 비교하면 이러한 부분을 엿볼 수 있다. 일본 광고는 영상미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영상 기술이 훌륭하고 엉뚱한 재미를 선사하는 광고들이 주를 이룬다. 물론 한국에도 이와 같은 광고가 존재하지만, 한국 광고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한다. 15초~3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인물 또는 상황에 초점을 두고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유도한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광고 역시 스토리텔링이 곁들여진 '감정이입'형 광고들이다. 이런 광고는 감정을 유발하고 대부분 따뜻하다. 그래서 외국인들 혹은 광고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한국 광고를 소개할 때 이런 류를 고른다. 아마도 공감력이 뛰어난 한국인들의 특성이 반영되어 나온 결과물이 아닐까? 


외국에서 살다 보면 마치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국가대표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때 가 종종 있다. 특히 지난달 10월 3일에 있었던 회사 내정식(내정자들의 최종 입사 의사를 확인하는 의미의 행사)의 경우 더더욱 그랬었다. 입사 동기는 총 38명이었고 혼혈이었던 동기 1명을 제외하면 내가 유일한 외국인이었다. 내정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최종면접 당시 얘기했던 '코리안 바이브'에 대한 책임감을 더욱 갖게 되었다. 적어도 나를 아는 일본인들 혹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인들은 감성적이고 공감력이 뛰어나다는 인상을 주고 싶다. 


수많은 '코리안 바이브'가 존재한다. 그리고 한국이 아닌 타지의 경우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내가 일본의 광고 업계에서 지향하는 '코리안 바이브'는 이렇다. 그리고 이를 풍기며 언젠가 '한겨울 따뜻한 핫초코' 같은 광고를 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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