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응원하는 이름들

나를 응원하는 이름들

by Everett Glenn Shin

쓰러지고 난 뒤, 가장 두려웠던 건 고립이었다.


입원하여 재활을 반복하던 어느 날, 소중한 사람과 통화를 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야.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울먹이며 흘려보낸 그 한마디는 지쳐 있던 내 마음을 깊이 흔들어 놓았다.
나는 얼른 나아야겠다고, 다시 일어서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 짧은 문장이 내게는 치료제였고, 살아가는 이유였다.
누군가의 눈물 섞인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기에, 나는 다시 스스로를 불러낼 수 있었다.

처음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고, 언젠간 낫겠지 하며 잘 와닿지 않았다. 진정으로 무서웠던 것은 내가 이 세상과 단절된 존재가 되어버린 건 아닌지, 누구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건 아닌지 하는 막연한 공포였다.

하지만 병실 안팎에서 내게 다가온 수많은 목소리들이, 그 공포를 조금씩 깨뜨렸다.
가족이 불러준 내 이름, 친구들이 건네준 웃음 섞인 농담, 치료사가 흘려놓은 다정한 격려, 심지어는 간호사가 기록지를 확인하며 불러준 짧은 호명조차도 내게는 커다란 힘이 되었다.

그 모든 부름은 마치 잊고 있던 나의 조각들을 하나씩 깨워내는 주문 같았다.
“괜찮아, 너는 아직 여기 있다.”
그 말을 직접 하지 않아도, 그 목소리 안에는 그런 뜻이 숨어 있었다.

나는 그 이름들을 기억한다.

어떤 이름은 피곤한 얼굴로 내 곁을 지켜준 가족의 모습이고, 어떤 이름은 치료실에서 흘린 땀방울과 함께 다가왔다.
또 다른 이름은 오래 연락 없던 친구가 보내온 짧은 안부였고, 어떤 이름은 매일 다른 병실을 돌며 내 손을 잡아주던 낯선 봉사자의 미소였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기에, 나는 다시 스스로를 불러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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