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나를 만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스트레칭을 했다.
아직은 왼팔과 다리의 움직임이 조금은 어색하고, 남의 팔다리인 듯 낯설었지만,
그 낯섦이 기분 나쁘진 않았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커피 향이 방 안을 채우면 비로소 하루가 시작되었다.
초침이 또박또박 공기를 두드리는 고요 속에서, 나는 커피를 음미하며 글을 썼다.
커피의 맛과 쌉싸름한 향이 혀끝과 코를 스치면
나는 잊고 있던 감각들을 천천히 되찾는다.
술과 담배로 인해 무뎌졌던 미각과 후각이 조금씩 깨어나며
지금의 나에게는 커피 한 모금이 작은 축복처럼 다가왔다.
병원으로 향하지 않는 날의 오전은 온전히 나의 것이었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가장 또렷하게 살아 있었다.
몸은 느리게 회복 중이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었다.
아직 자유롭게 걷거나 멀리 외출하진 못했지만,
대신 나는 글을 쓰며 내 안쪽으로 더 깊게 걸어 들어갔다.
그 고요한 시간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다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