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회사를 관둘 수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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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벌써 4개월이 훌쩍 지나있었다. 처음 나온 기획 안을 가지고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고 바로 개발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스터디를 목적으로 한 사이드 프로젝트였기에 기획인 나와 디자이너도 얻어가는 것이 있어야 하기에 UX/UI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디자인과 개발 일정은 좀 더 미뤄졌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UX/UI는 정말 어렵다. 이론부터 접근하여 UX리서치라는 것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봤다. 리서치를 통해서 얻은 것은 참 많았다. 사용자들이 불편해하는 부분들은 생각보다 다양했다. 내가 생각했던 기획안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
오래간만에 열어본 피그마를 열어보니 한숨이 나온다. 메인 화면 기획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럴 거면 리서치 먼저 해볼걸. 내 경험만 믿고 기획한 것이 이렇게 크게 돌아올 줄이야. 같이 공부하는 디자이너님과 이번 리서치를 통해 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최대한 지금 기획한 것에서 틀어지지 않기 위해 머리를 굴려봤지만 결론은
'자두 님, 메인화면도 바꿔야 하지만 상세화면들도 많이 손을 봐야 할 것 같아요.'
회사에서 지겹게 들었던 소리를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듣게 될 줄이야. 스트레스받을 법 하지만 회사와는 전혀 다르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그런지 어떻게 하면 더 잘 뜯어고칠 수 있을까라는 즐거운 고민이 더 크다. 회사였다면 으아아아악! 하고 소리를 지를 법한 일인데 말이다.
어쩌다 보니 역할이 회사 프로젝트에서도 PM이자 기획자,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PM이자 기획자 역할이다. 벅찰법한데 놀랍게도 나는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다.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사이드 프로젝을 진행하면서 풀고 있다. 회사의 눈치 없이 기획할 수 있고 팀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이유인 것 같다. 역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걸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크게 와닿았다.
회사에만 얽매이지 않고 생각과 마음이 맞는 팀원들과 함께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사람과 지내는 법, 잘 알지 못했던 분야에 대한 지식, 부족했던 부분을 서로 찾아주면서 한 층 더 성장하는 법까지. 책상에 혼자 앉아서 하는 공부법도 있다면 내 기준 직장인에게 최고의 공부법은 사이드 프로젝트인 것 같다. 오늘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몰랐던 것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