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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Jul 02. 2023

나에게 던지는 질문으로 삶의 해답을 찾는다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사진 출처 : unsplash


기나긴 책테기를 거쳐 오랜만에 눈에 띄는 책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보는 내내 무릎을 탁 친 게 몇 번이더라? 저자가 쓴 문장 하나하나에서 얻은 깨달음은 엄청났다. 책장에 두고 나태해질 때마다 읽고 싶은 책이 또 한 권 탄생하는 순간이다.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저자 : 고명환

출판사 : 라곰

출간일 : 2023.06.15


책 리뷰를 개인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렸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과 멀어지고 나서는 올리지 않게 되었다. 책 리뷰를 올릴 때마다 나의 생각을 짧게나마 정리할 수 있어서 독서에 많은 도움이 되었었는데 책과 멀어지고 업로드도 멈추고 나니 어느 순간 나의 생각은 깊이가 짧아졌고 언어 수준도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책을 찾지 않았다. 정말 지독한 책테기였기 때문이다. 


책을 놓아버리고 유튜브를 더 많이 보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나의 유튜브 알고리즘은 다양한 분야의 영상으로 뒤죽박죽이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그날도 출근길에 유튜브를 보는데, 오랜만에 보는 코미디언 고명환 씨의 인터뷰 영상이 알고리즘 추천으로 떠있었다. 호기심에 영상을 시청하는데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였고 사람들에게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책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왜 사람은 답이 아닌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지 등 영상 시청하는 내내 머릿속이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신간이 출간되었다고 하여 바로 구매하여 읽은 책. 이 책이 나의 기나긴 책테기가 끝났다는 신호탄을 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읽는 내내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까지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깨달을 수가 있지? 이렇게 하려면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들이 끊임없이 나왔다. 저자가 원하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어라.'에 발 정도는 살짝 담근 샘이다.



우리는 대답의 세상이 아닌 '질문의 세상'을 살아야 한다. 대답의 세상은 끌려가는 세상이고, 질문의 세상은 '내가 끌고 가는 세상'이다. 내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대답보다 질문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질문을 하는 삶. 그게 삶을 주체적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늘 타인과 세상을 통해 답을 얻고 그 답에 맞춰 살아왔다. 하지만 이 삶은 나 스스로가 원하는 삶이 아닐 확률이 높다. 스스로 원하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정해진 답을 찾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해답을 찾고 항해하는 삶을 살아야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문장을 보고 나도 나 스스로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왜 살고 있는 걸까?'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질문의 세상은 끝이 없다. 이 질문들을 던지며 나는 스스로에게 답을 찾을 시간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답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는 저자가 말해준다. 


질문을 던져야 한다. 자신에게 던지는 좋은 질문 하나로 인생이 바뀐다. 책도 질문이 있어야 답을 알려준다. 지금 고민이 있다면 그걸 머릿속에 넣어둔 채 책을 읽어라. 뇌는 질문을 던지면 반드시 답을 찾으려 한다.



이 문장을 읽고 나는 내가 원하는 답을 찾기 위해 책장으로 향했다. 내가 생각했던 답을 찾기 위해선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얼마 없는 책들을 보고 있으니 한숨이 나왔다. 책을 너무 편향적으로 고른 것, 베스트셀러 위

주의 책들. 정말 내가 읽어야 하고 읽고 싶어 하는 책은 없었다. 그래도 추려봤고 다행히 두 권을 건졌다. 이 책들을 읽기 시작함으로써 나의 책 읽는 방식은 달라질 것이다. 


멀어진 책과 다시 친해지려면 읽을 수 있는 책부터 다시 도전해봐야 한다. 내가 책테기가 오기 전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을 때 나와 수준에 맞지 않은 책까지 사들여 책장에 꽂아놨었다. 현재 그 책들은 다 알라딘 중고서적으로 가버렸다. 둘 곳이 없어서. 자신 있게 책을 폈지만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아 덮어두고 아.. 나는 왜 이렇게 이해를 못 할까 하며 자책하던 날들. 그런 내 모습에 대해 이 책은 작은 쓴소리를 던진다. 


사람마다 지금 현재 가지고 있는 우주의 크기가 있다. 그리고 그 크기에 맞는 책이 있다. 책을 읽을수록 우주는 커진다. 커진 만큼 큰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작은 우주로 큰 우주를 담을 수 없다. 모두가 위대하다고 하는 책이 지금 재미없는 이유다.


자신 있게 펼쳤던 어려운 책들이 왜 재미가 없고 안 읽혔는지. 나는 아주 작디작은 우주일 뿐인데 그 우주보다 큰 우주를 담으려고 하니 그게 되겠는가? 시도도 못한 채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책장을 한 번 보길 바란다. 과연 지금 나의 우주와 맞는 책은 몇 권이나 있을지. 한 권씩 미리 보기 식으로 읽다 보면 '아 이 책은 아직 나의 수준과 맞지 않구나.'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을 완독 한 후 나는 책장 정리를 했다. 읽기 쉬운 책 순으로 먼저 정렬을 하고 어려운 책은 가장 아래로 배치하였다. 낮은 단계부터 순서대로 가기 위해서다.


사실 나는 책을 읽고 나면 책의 큰 줄거리 마저 잘 기억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거면 책을 왜 읽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데 이런 현상은 당연한 것 같다. 처음 본 책을 누가 처음부터 이해하겠는가. 수험서나 교과서도 두 번 이상 정독해야 이해가 될까 말까 한데, 처음부터 너무 큰 것을 바라면 안 된다. 기억에 남기기 위해 필사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글쎄.. 내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해서인지 필사를 하더라도 기억에 많이 남지 않는다. 결국엔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는 수밖에 없다. 여러 번 반복하면서 책은 책들이 몇 권 있는데 그 책들은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른 재미도 쏠쏠하다. 


이렇게 우리가 읽은 내용들은 내 안에 모두 차곡차곡 쌓여 있다. 여기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다른 책의 내용이 들어와야 서로 화학작용을 일으켜 밖으로 발산된다. 창의력은 이렇게 발휘되는 것이다.


당장 내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물론 내 경험도 말해주고 있다. 처음부터 기억 속에 오래 남기기 위해 붙잡고 있어 봤자 몇 번 더 보지 않는 이상 기억에 완전히 남기기는 힘들다. 저자의 말대로 내공이 차곡차곡 쌓였을 때 굳이 애쓰지 않아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창의력이 발산된다는 것이다. 


책과 인생은 장거리 싸움이다. 책을 읽음으로써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생각하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마다 '이 책을 읽고 나에게 도움 되는 것을 얻었으면 좋겠다.'라는 목적으로 접근했었다. 하지만 이 행위는 강제적인 독서나 다름이 없어서 금방 지루해지고 책을 손에서 놓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게 없다면 다른 책에서 얻어도 되는데 또다시 시간을 투자하여 답을 찾기 위해 책을 찾아 읽는다는 것이 어느 순간 숙제 행위로 느껴졌다. 책을 공부하려고 하지 말자. 읽고 질문하고 생각하는데 집중하자.


저자는 3단계 독서법을 제시하였는데, 바로 낙타-사자-어린이 독서법이다. 처음에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읽다 보니 저자 역시 책을 읽다가 터득하게 된 독서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첫 번째, 낙타 단계


 책 읽기에 마음을 먹었다면 바로 시도해야 한다. 이 단계는 어떻게 책을 골라야 할지는 모르는 것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우선 다른 사람이 추천해 주는 책을 찾고 그중에서 베스트셀러를 고르라고 제시한다. 처음부터 어려운 책을 읽게 되면 책장에는 읽지도 못하고 쌓이는 책만 쌓인다. 또 메모를 하면서 읽는다고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데 이렇게 읽다 보면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숙제하는 독서가 되어버린다. 저자의 말대로 질문을 하면서 읽으라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이해조차 못했는데 질문을 하라고? 이건 더 고역이다. 책을 아예 손에서 놓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도 처음엔 이 낙타단계를 거쳤다고 말한다. 누구나 거치는 단계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상위 단계인 사자-어린이 단계에 진입할 수 없다. 낙타 단계에서는 자신만의 독서 페이스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낙타 단계를 빨리 졸업한다 하더라도 사자 단계에서 지체가 될 수 있고, 낙타 단계에서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해도 사자 단계에서는 빨라질 수도 있다고 한다. 조급해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두 번째, 사자 단계


삶을 살아가거나 책을 읽는 데 자신감이 충만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대신 이 단계에 머무르게 되어버릴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 나는 사자 단계가 아니라서 그런지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어느 순간 내가 사자 단계가 되었을 때 꼭 명심해야 할 말이다. 책을 좀 읽었다고 생각하는 단계인데 자칫 자만감에 빠져 평생 이 단계에서 머 무리게 될 수 도 있다는 것. 이 단계가 되면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게 된다고 한다. 용기가 생기고 없었던 지혜가 생기는 순간이 되며 자본주의의 삼각형 공식을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외부 탓을 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답을 찾아 나가는 시기가 바로 사자 단계이다. 


읽은 책들을 자신의 지혜로 쌓일 시간이 필요한데 어느 시기가 되었든 간에 자기 그릇만큼만 쌓인다고 한다. 너무 과하게 갈 필요가 없다. 저자는 독서를 하면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이 단계가 되면 스스로 과하게 욕심을 부릴 것 같았는데 이 책은 딱 잘라 말한다. 욕심부리지 말라고!


마지막으로 한 달에 하루는 10시간을 오로지 책에 집중하는 날을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10시간 동안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지만 이 것을 해내고 나면 몸이 기억하여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무언가 최선을 다해 해내는 경험이 남는다. 이 경험을 통해 책 그릇을 키워나가고 자신의 한계치를 넓혀가는 것이다. 인간은 경험을 할수록 자라기 때문에 고난이 오더라도 쌓은 경험을 활용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아갈 것인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행동할 수 있다. 


세 번째, 어린이 단계


어린이 단계가 되면 이제 책을 읽고 내 철학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내가 만든 철학으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다.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 이게 바로 '메신저'로서의 삶이다.


메신저 역할을 통해 다른 사람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내가 애쓰지 않아도 될 부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한다. 현재 유명한 강연자들을 보면 메신저 역할을 통해 부를 쌓고 있지 않은가. 어린이 단계가 되었을 때는 본인만의 철학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 그것이 이 단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만의 철학을 만들면서 책을 뛰어넘어야 한다. 책 속에는 위대한 철학들이 담겨있는데 이 철학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고 내 생각을 이 위대한 철학들에게 끼워 맞춰야지 책에게 끌려다니지 않을 수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 단계가 되었을 때 책에게 잠식당하지 않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낙타-사자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십 권의 독서법 책을 읽었지만 이보다 명쾌하게 해답을 내놓은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책은 나의 생각을 꽃피우는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재료이지만 반대로 너무 많은 재료로 인해 나의 생각을 잠식당하지 않게 밸런스를 잘 유지해줘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아직 1단계인 낙타 단계가 뭘 안다고 이런 생각들을 적냐 할 수 있지만 어린이 단계를 향해 가는 수많은 노력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음 책 리뷰에서는 한 뼘 더 나은 글이 나올 수 있기를 바라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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