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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자두 Jan 06. 2024

대화가 필요해

최상의 아웃풋을 내기 위한 협업 능력 향상하기

사진 출처 : unsplash


"저희 팀장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디자이너는 기획자와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지금이라도 좋은 아웃풋을 내기 위해 남은 과업들에 대해서는 자두 씨와 제가 많은 대화를 했으면 좋겠어요! 또.. 이렇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윗분들이 팀장님한테 저 사람 일 괜찮게 한다고 전해주기도 하고요..."


같은 팀 디자이너가 인사평가 마무리 기간에 들은 팀장님의 말을 나에게 말해주었다. 이전 과업들을 떠올려보니 나와 디자이너의 대화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로 개발자와 소통을 많이 했는데, 유저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편리하게 기획을 하면 개발에서 안될 수 도 있기에 기능 구현 여부 혹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한 소통이었다. 사실 디자인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먼저 구상해서 주었고 그에 맞춰서 세부 디자인을 작업하는 게 우리 팀 디자이너의 역할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디자인을 해주지는 않았다. 이건 아니다 싶은 것들을 기획에서 재정의 > 고객에게 제안 > 고객 최종 확인을 거쳐서 작업을 했었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디자이너와의 대화는 해당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이슈 해결이 주된 대화였다.


현타를 맞고 반성할 시간은 최소화하고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1. 초기 기획이 완료되면 디자이너와 함께 보완해야 할 부분을 체크한다.

유저의 서비스 이용 동선을 예측하여 필요한 기능의 위치 등을 점검하고, 해상도에 따라 발생할 케이스들도 확인하여 기획을 개선한다.


2. 고객이 던져준 디자인 시안은 참고용이다.

던져준 시안을 분석하여 개선해야 할 부분을 기획에서 정의한다. 개선한 기획안을 고객에게 전달 후 피드백이 오면 1차로 기획자가 먼저 확인 후 피드백을 적용한 기획안을 2차로 디자이너와 함께 확인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고객이 준 피드백과 동떨어진 기획으로 인해 디자인까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피드백을 최대한 지키는 선 안에서 기획을 해야 한다. 간혹 고객이 피드백 내용에 과업과 거리가 있는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고객에게 이 기능이 왜 필요한지 먼저 물어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전 프로젝트에서 고객이 서비스와 거리가 먼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피드백을 받아 본 적이 있다. 고객이 해달라고 했으니 해줘야지 하고 추가했다가, 오픈 후 해당 기능은 필요 없는데 왜 추가했는지 모르겠다며 빼달라는 문의를 받아본 적이 있다. 이때 배운 것이 기획자는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3. 커뮤니케이션이 많지 않은 기획자 = 일 못하는 기획자

회사 기획자 선배들은 커뮤니케이션 없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반드시 큰 재앙을 맞는다고 말해주었다. 정말 다행히 재앙까지는 오지 않았지만, 현재 프로젝트 진행 중에 유저를 배려하지 않은 디자인에 대해서 말이 나왔던 적이 있었다. 이때 기획 진행 시 디자이너와의 커뮤니케이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는데, 왜 나는 지금 프로젝트에서 실행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컸다.


4. UI/UX에 대한 감각 향상하기

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UI/UX에 대한 감각도 높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작년 인사고과에서 아쉬웠던 부분인 UI/UX 감각이 매우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감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데 다른 기획자와의 수준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좀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이런 감각을 키우는 데에는 나 스스로 UI/UX 트렌드 익히기, 레퍼런스 찾아보기 등의 별도 공부도 많은 도움이 되지만,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디자이너들과 소통하면서 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이너와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었는데 (회사에서 일할 때 반만이라도 했다면....), 이때 디자이너들이 내 업무 감각 향상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많이 주었다. 업무에 적용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것이다.


5. 선배 기획자들의 평가 베이스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점검차 본부장님이 오신 적이 있는데 대리님 한 분이 자리를 비운 사이, 본부장님이 작은 목소리(그럼에도 우리는 다 들었다...)로 '저 OO 대리는 어때? 일 괜찮게 하나?'라고 물으셨다. 다행히 그 사원은 본인 몫을 잘 소화하고 있었기에 선배 기획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윗사람들이 기획자를 평가할 때는 서비스의 품질만큼이나 중요시 보는 것이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일 괜찮게 한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나는 아직 갈길이 먼 기획자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제 햇수로 3년 차가 된 기획자다. 하필 경력의 절반 이상은 개발자 시절인지라 두 가지 업무를 다 잘하길 바라는 시선들이 많다. 다 잘할 수는 없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최우선으로 잘하자라는 목표를 세웠다. 


정보를 얻기 위해 브런치를 순회하다 보면 정말 능력 있는 기획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도 저 사람처럼 기획도 잘하고 인사이트도 많고 글도 잘쓸 수 있을까?라는 부러움이 큰데, 나라고 못할 것은 없다. 능력을 키우기 위해 달리다 보면 자연스레 잘하는 기획자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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