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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 한의사 손영기 Apr 21. 2023

사막의 왕

제주 한의사의 드라마 이야기



웹드라마 사막의 왕.


독특한 내용으로 호불호가 크게 나뉘는데 나는 매우 흥미롭게 보았다.


원작의 작가이자 이 드라마를 연출, 각색한 '김보통'이란 인물을 주목해서다.


김보통 작가의 인생사를 알면 사막의 왕이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충분히 이해된다.


드라마의 호불호가 작가에 대한 이해도에 달린 것.


만화가이자 수필가인 김보통 작가.


2009년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2013년에 퇴사하여 만화가로 전직.


새벽 회의, 무의미한 야근, 동기들의 아첨 경쟁, 


지나친 회식과 술 강요 및 담배 강요, 쌍욕하는 상사 등으로 인해


입사 3개월만에 퇴사하려 했지만 아버지의 소망을 위해 몇년을 버티었단다. 


IMF 때 망한 흙수저 집안에서 아버지의 평생 소원은 아들이 대기업에 다니는 것.


그러다가 암으로 투병하는 아버지의 간호를 회식 때문에 충실하기 어렵고,


직장에서 표정 관리를 안 한다고 꾸중을 듣게 되자 더 이상 있으면 죽을 것 같다며 퇴사.


이후 생계의 어려움으로 고생.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겠다고 만화가가 되었는데


데뷰작으로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2015년 부천만화대상 시민만화상을 수상.


다음 작품인 'D.P 개의 날'이 드라마로 성공하면서 유명해졌다.


사인회나 강연회를 제외하면 얼굴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니 인터뷰에서도 얼굴을 가릴 정도.


이는 회사원 시절의 모습을 아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운 까닭.


이처럼 김보통 작가에겐 회사가 트라우마.


아무 의미 없이 동그라미, 세모 등의 그림만 그리는 회사.


무의미한 행동의 반복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가 없어도 적지 않은 월급 때문에 회사에 매달리는 직원들.


드라마 사막의 왕에 등장하는 회사와 직원들을 통해 김보통 작가의 트라우마를 엿볼 수 있다.


그가 자신의 작품인 사막의 왕으로 호소하고픈 메세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명문대 졸업해서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에 입사한다고 결코 행복해지지 않아서다.


경직된 조직에 적응하기 어려운 체질의 사람이 적지 않게 존재.


그런 사람들은 회사 생활을 버티지 못하니 


만화가로 전직한 김보통처럼 자영업 등의 개인 일을 선택해야 한다.


의료인과 같은 전문 직종이 아닐 경우, 명문대 입학과 취업 과정은 그들에게 매몰비용.


따라서 대입 수험생과 취업 준비생은 


어느 대학, 어떤 회사에 갈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자기 자신부터 잘 알아야 한다.


경직된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아닌지를 말이다.


부적응을 판단한 수험생은 개인 자영업에 도움될 학과를 선택해야 하는데 명문대일 필요가 전혀 없다.


자영업에 도움되는 학과는 전문대에 많기 때문.


부적응 체질의 취업 준비생도 마찬가지.


천신만고 끝에 입사한들 사막의 왕처럼 되니 그런 트라우마를 자초할 이유가 애당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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