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의사의 드라마 이야기
한석규 주연의 드라마인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동명의 에세이가 원작인데 이 책은 할 줄 아는 요리라곤 라면이 전부였던 인문학자 강창래가
암 투병중인 아내를 위해 요리하며 써내려간 메모들을 엮은 것.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 일본 영화처럼 잔잔한 드라마라 내 취향에 맞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 커서 계속 시청할 수 없었다.
암 투병에 있어서 매운 맛을 일부러 써야 할 정도로 저염식은 불필요하기 때문.
오히려 짠 음식보다 매운 음식이 암 환자에게 해로운 까닭이다.
암癌은 만성 염증질환.
염증으로 손상된 세포는 재생하기 마련인데
이러한 염증과 재생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로 악성 종양이 형성.
따라서 암 치료에 있어서 돌연변이 재생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포를 손상시키는 만성 염증을 다스리는 것이 근본 해결책.
매운 맛, 특히 캡사이신은 염증을 유발.
저염식으로 잃은 입맛을 살리기 위해 매운 맛을 쓰면 암 투병에 역행하는 이유.
암 환자에겐 짠(鹹) 맛보다 매운(辛) 맛이 훨씬 해롭다.
암 환자가 입맛을 잃는 것은 독한 항암 탓이지만 저염식에도 원인이 있다.
소금은 지나칠 경우, 음혈陰血 말리는 문제가 있으나
적당량이면 비위脾胃의 습담濕痰을 말려 소화를 돕는다.
너무 저염식이면 비위에 생긴 습담이 소화를 방해하여 입맛이 없어지는 것.
그러므로 소금 사용엔 균형이 필요.
음혈을 말리지 않으면서 비위 습담을 제거하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항암 탓에 입맛 잃기 쉬운 암 환자의 식이요법은 소금의 균형 찾기로부터 시작.
음혈을 지키기 위해 너무 짜게 먹어선 안되지만
비위 습담이 생기지 않으려면 너무 싱겁게 먹어서도 안된다.
식이 전문가의 식이食餌 케어가 그래서 중요한데
내가 제주 관자재에서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일 가운데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