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함의 바탕은 결국 '진심'이 아닐까?
살면서 무언가를 ‘앞으로 꾸준하게 해야지!’하며 행한 것들은 대부분 작심삼일 이거나 오래가지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우연히 접하게 된 취미, 취향, 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걸 보면. 무엇이 됐던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가지게 되는 순간 스트레스가 되어 돌아오는 걸 아마 나만 느낀 건 아닐 것이다.
이때까지 실패했던 계획들은 대부분 그 행위에 대한 진정성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쉽게 포기했던 것 같다. 지금 다시 행하라고 해도 정확한 목적의식이 없으니 꾸준히 이어갈 자신이 없는 건 그때와 비슷하다.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빠른 결과만을 바라며 실망하고 쉽게 흥미를 잃어버리겠지. 그리고 다시는 열어보지 않을 서랍장 구석에 불타오르던 의욕을 처박아 두고서 영원히 찾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꾸준함을 통해 느꼈던 변화를 크게 손꼽아 보자면 노래와 운동이 아닐까. 신입생 때 노래패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코인노래방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다. 거의 매일 방문하다 보니 고음 불가였던 처음과 다르게 가창력이 늘었고, 지금도 혼코노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또 나는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해 시작한 다이어트를 통해 15키로를 감량했다. 이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을 바탕으로 도전적으로 변했다. 이런 긍정적인 마음의 변화는 나 스스로를 믿게 만들어 주었다. 이처럼 꾸준히 해야 할 이유를 몸소 접하면서, 이 ‘꾸준히’의 이로움을 조금이나마 맛본 사람은 아마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지속하려 할 것이다.
사실 ‘꾸준함의 이로움은 딱 무엇이다!’라고 정의하기가 애매하다.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니까 말이다. 오늘도 해냈다는 뿌듯함, 성취감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확장되는 긍정적인 모든 현상들이 아닐까? 그렇게 잔 가지들이 쭉쭉 뻗어 나가면서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과 새로운 경험들을 접하는 모든 과정이라 여기고 싶다.
무엇이든 ‘꾸준히’로 가기까지가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완전한 습관으로 자리를 잡고 나면 몸이 알아서 움직이니까 말이다. 처음부터 정확한 목적과 그 목적을 위한 목표들을 하나씩 세워가면서 재미를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다. 마음 깊은 곳에서 필요성을 느낀다면 모를까.
그리고 꾸준함을 지키기 위해 제일 중요한 건 ‘지치지 않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 즉 즐길 줄도 알아야 하는데 어려울 때가 있다. 어떤 날은 괜찮다가도 또 어떤 날은 빨리 보이지 않는 변화에 마음이 조급해지고 의욕이 떨어지는 걸 느낀다. 이런 마음을 스스로가 다잡고 다스릴 줄 아는 힘을 키워야 하지만 나는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하기 싫어지는 건 똑같다. 꾸준히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의 유연성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좋다. 그래도 이왕이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좋겠지? 지금의 내게 제일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퇴사 후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면서, 하루 루틴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들이야 말로 정말 강한 사람이라 느낀 적이 있다. ‘늘 한결같이 다정한 사람’과 같은 맥락. 예상하지 못한 상황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가 닮고 싶고 되고 싶은 사람 중 하나. 나는 쉽게 깨지는 유리 멘탈이지만 이왕이면 한 단계 높은 강화유리 멘탈로 레벨업하고 싶은데 정말 어렵다.
사실 요즘 운동을 하는 둥 마는 둥 헬스장 출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쓰는 게 마음이 불편하달까. 최근 나의 루틴이 와장창 깨져버리고 나니 되돌아가는 게 쉽지 않다. 아무래도 꾸준함을 위해 다시 계획과 목표 설정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일상 속의 습관으로 다시 자리 잡을 수 있게 재미를 더해줘야겠지. 그래도 완전히 놓지 않았다는 점을 작게나마 위안 삼아 본다.
꾸준함의 가치는 결국 그 행위에 대한 ‘진심’이 있어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등산을 꾸준히 다니려고 하는 것처럼.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언제가 됐든 결국 원하는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나는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길러 몸과 마음을 단단히 만드는 게 목적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유리멘탈에서, 강화유리 멘탈로,
그리고 더 나아가서 방탄유리 멘탈이 되길 바라며 또 더욱 건강한 사람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