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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링 Mar 18. 2024

몇 번 해 본거야? 안 해 봤잖아.

왜 안 된다는 거야? 

- 그건 그 자리에 있는 변명이 될 수 없어.

- 다들 생각보다 별거 아닌 사람들이야.


" 넌 오늘 가는 거야? 좋겠다. "


 " 너도 그러면 신청해 봐. "


" 난 어차피 못해. "


" 왜? "


" 난 그거 못해. "


" 안 해 봤잖아. "


" 안 해봐도 알아. "


" 그러면 왜 나한테 좋겠다는 거야? 넌 원하지 않는 거잖아. "


" 원해. 그런데 난 못하는 거야."


"... 어, 그래 "


시도조차 하지 않고 부러워하고 옆에 있던 직원이 답답했지만 더 이상 관여 하지 않기로 했다.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이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실패하면 부끄럽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는다. 실패한 내 모습을 마주하기 싫어서 시도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에 특징이 있다. 성공하는 사람은 실패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난 왜 네가 하는 모든 것이 다 부러울까? "


" 하하하, 지금 입은 옷 벗어 주랴? "


" 됐어. 넌 늘 당당하고 잘해 "


" 내가? 넌 옆에서 내가 얼마나 많이 망설이고 부딪치고 깨지는지 못 본거야? "


 매일 같이 시간을 보내고 함께 하지만 내가 깨지고, 부딪치고, 실패했던 그 많은 일을 기억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시도조차 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너와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너는 성공할 수밖에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고 나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너와 다른 부족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내 모습을 알고 있다. 나는 생각보다 별다른 능력이 없다. 그리고 나는 또 한 가지 알고 있다. 4대 성인이 아닌 이상 대단한 사람들도 생각보다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다.  누군가 한 걸음 더 위로 올라갈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아서 일 수도 있고, 조금 더 능력이 좋아서 일 수도 있고,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기회를 가진 배경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능했던 이유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있다. 

기회를 가지기 위해 시도를 해 보았다는 거다. 
 ' 나도 생각보다 별거 아닌 사람이지만 저 사람들도 생각보다 별거 아닌 사람들이야. 그러니 나도 할 수 있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잖아. 그러니 하다보면 나도 할 수 있어. ' 

 라는 생각을 가지고 도전했지만 나는 떨어졌다. 

 ' 아, 역시 나는 안 되는구나. ' 생각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인생의 그래프는 원래부터 지그재그야.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인생의 그래프는 직선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한번 실패하면 다시 도전해도 실패한다고 생각한다.


" 그거 내가 해 봤어. 안돼! "

 라고 이야기 한다. 나는 물어본다. " 몇 번 해 본거야? " 내 눈치를 살피면서 상대가 다시 나에게 물었다. 

" 넌 몇 번 만에 성공한 거야? " 나는 그에게 대답했다.


 " 나? 11번째 인가? 12번째 되니깐 성공하던데 그런데 한번 성공하니깐 그다음부터는 성공이 쉬워지기 시작했어. 뭐 안 될 때도 있긴 한데 처음보다는 낫던데. 넌 몇 번 한 거야? "


" 5번인가 6번 했어. "


" 아직 더 해도 되네. 더 시도해 봐. "


" 됐어. 난 포기했어. 이제 안 해. 그리고 내가 이 나이에 이제 와서 뭐 한다고 하겠어. "


" 너랑 나랑 나이가 같습니다.  백세 시대에 최소한 인생에 반인 50은 되어야 이제 중간은 왔다고 말할 수 있지 않나? 60세가 되면 이제 반 조금 넘은 거잖아. 아직 무수히 많은 기회가 우리 앞을 지나갈거야. " 


 내가 오해하고 있던 인생의 그래프를 다시 바꾸어 그려 보자. 내 삶을 다시 살펴보면 삶의 그래프는 처음부터 직선이었던 적은 없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지 않았던가. 삶을 살아본 변방의 늙은이가 이야기하길 그럴 때가 있다고 했다. 힘든 일은 어쩔 때는 한 번에 몰아쳐서 후루룩 들어 올 때가 있고, 그러다 보면 즐거운 일도 몰아쳐서 한 번에 후루룩 들어 올 때가 있고, 좋다 가고 삶의 그래프는 아래로 갔다 위로 갈 때가 있다. 그냥 그럴 때이고, 그런 시기인 거다. 내가 잘한다고 다 잘 되는 것도 아니기에 누구도 길흉화복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니 그렇게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는 게 인생이라고 했다. 내가 못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내가 뛰어난 특출 난 사람이라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그런 시기가 있는 거고, 그럴 때도 있는 거다. 실패도 마찬가지다. 그냥 그럴 때가 있는 거다. 그러니 그리 두려워할 것도 그리 무서워할 일도 좌절할 일도 아닌 거다. 그러나 그 곳에 머물러 연연해하고 있으면 나는 다시 곡선을 그리며 삶의 그래프를 위로 올릴 수가 없다. 내 속에 있는 두려움은 내가 앞으로 나가는 걸 멈추게 할 것이다.  


 기회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다고 했다. 기회는 " 내가 기회야. "라고 말하지 않는다. 때로는 실패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일상이라는 모양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도 한다. 나는 삶 가운데서 꾸준히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뒷걸음질 치지 않고, 기회가 언젠가 올 때까지 손을 내밀고 도전해 봐야 한다. 생각보다 별거 아닌 사람들이지만 성공한 사람과 나와의 차이는 기회의 손을 잡기 위해 계속 시도했다는 거다. 


1925년 미국에 자동차 회사를 설립한 창립자 월터 크라이슬러는 말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절대 출세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회가 문을 두드릴 때, 뒤뜰에 나가 네 잎 클로버를 찾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껏 수많은 기회를 요행을 바라며 돌아서 뒤뜰에 나가 네 잎 클로버를 찾는데 시간을 보낸다고 놓쳤다. 늘 한걸음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나는 무엇이 문제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불평등한 사회구조, 부모의 재력 이런 것이 정말 내 문제였을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나에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모든 걸 뒷걸음칠 치는 내 핑계로 사용했던 것이다.  나는 성인의 나이가 되었다면 이제 내 삶의 책임을 내가 져야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나는 할 수 없었던 게 아니라 하지 않기 위해 핑계를 대고 있었다. 내가 별거 아닌 사람일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생각보다 별거 없다. 별거 아닌 네가 한다면 나도 할 수 있다. 

  


 나는 더 이상 뒤돌아 앉아 네 잎 클로버만 찾지 않기로 했다. 털고 일어나서 다시 돌아 앞으로 가자. 내가 실패한 건 맞지만 나만 실패하는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오늘도 실패하고 있고, 그 사람들은 털고 일어나고 있다.  그 사람은 나랑 같은 별거 아닌 사람이다. 알고 보면 삶이나 경력은 수많은 실패로 만들어진 거였다. 그러다 보니 멘탈도 생기고 성공도 생기고 기회도 나에게 생긴 거였다. 이제 더 이상 네 잎 클로버에 의존할 이유가 내겐 없다. 내 행운은 네 잎 클로버 때문에 생긴게 아니라 그냥 그런 때가 있었던 것처럼 실패와 불행도 그럴 때가 있었던 거다. 단지 그게 다였다. 그러니 괜찮다. 내 삶의 그래프는 내려갈 때도 올라갈 때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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