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오랜만에 중학교 동창들을 만났다.
16년 만에 보는 친구도 있어 조금은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할 만큼 우리는 그대로였다.
지금 어떻게 사는지, 근황부터
재미있는 연애이야기까지.
학창 시절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야야, 네가 그때 반 1등이었잖아. 우리는 조용히 할게."
한 친구가 나를 향해 말했다.
어쩐지 그 친구의 말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반 1등을 놓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했던 중학교 시절.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선생님의 기대를 받은 아이였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나는
취업 준비로 허덕이고 있다.
지금 상황을 그때에도 알았더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어차피 취업 문제로 힘들어할 거야, 그냥 대충 살자.' 하며
하루하루를 흘러가는 대로 보냈을까?
'어떻게든 미래를 바꿔보겠어.' 하며
더욱 아등바등 살았을까?
아마, 나는 다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충분한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씁쓸한 마음을 날려 보낸다.
'취준생이 어때서. 난 그때도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최선을 다하는 중이야.'
충분한 최선.
꽤 위로가 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