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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테나 May 03. 2024

언제 벗겨질지 몰라. 이 가면이.

현대인의 족쇄 - 가면증후군

Imposter Syndrome 가면증후군:  사회적으로 성공하거나 성취도가 높은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자신의 성공이나 능력이 가짜라고 믿으며 언젠가 본인의 무능함이 들통날 거라는 불안에 시달림. 우울증, 불안 및 기타 행동 건강 문제등 다양한 동반 질환이 나타남.  

출처: US National Library of Medicine  두산백과



친구에게 토로한다. 세상에 잘난 인간들이 왜 이렇게 많냐고.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나는 아니까. 내가 과대평가되었다는 걸. 언젠가 들통날 텐데. 들키고 말 텐데.  이런 생각에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빠진다.  이게 공황인가?


(다들 멀쩡한 척 살고 있지만) 설문에 의하면 캐나다 변호사 중 80%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에 시달린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이런 증상이다:


남들이 알고 있는 것만큼 내가 유능하지 않다는 불안.

내 성공이나 사회적인 위치가 가짜라는 생각.

멀쩡해 보이지만 사실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없다는 좌절.

언젠가 내 밑천이 드러날 거라는 두려움.  


변호사뿐만 아니라, 각종 전문직, 임원직 등등, 완벽주의가 강한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남의 돈 받고 하는 일 중에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 일이 몇 가지나 될까?  실수를 너그럽게 허용하는 직장이 과연 있나?  그런 곳은 없다. 이건 모든 직장인과 모든 사회인이 겪는 고통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미쉘 오바마,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 영화배우 톰 행크스 - 이들도 가면증후군에 고통받는다고 고백했다. 가면증후군은 우울증, 무력감, 번아웃 등의 증상으로 나타나고, 엿같은 기분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을 마시다가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래서 변호사들이 알코올중독이 많은가 보다.)  


이유 없이 계속되는 자기 학대 - 멈출 방법은 없을까?  모두가 겪는 일이라고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니까.  변호사 협회에서 발간된 "가면증후군 타파하기 (How to deal with Imposter Syndrome)"에서 몇 개 골라보았다.


나의 성취를 되짚어 본다. 

내가 바보 같다고 느껴지면 팩트를 본다. 느낌은 한없이 주관적이지만 팩트는 객관적이다. 작은 성취라도 괜찮으니 나의 성취를 하나씩 되돌아본다. 오늘 내가 해결한 크고 작은 일을 세어본다. 오늘의 성취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해낸 것들을 떠올린다. 수많은 시험과 입학과 졸업, 그리고 면접과 입사와 퇴사와 이직 등등 - 우리는 그간 얼마나 많은 테스트를 거쳐왔는가.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못하면 어떤가.  이만큼 버티고 있다는 것 또한 그간의 노력의 결과다.  


비교하지 말자. 그리고 남들에게 이야기하자. 

사실 다 이렇게 산다. 나만 그런 거 아니다. 내가 부러워하는 그들은 나를 부러워하고 있다. 그러니 주위사람들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스스로가 형편없게 느껴질 때, 무슨 소리냐, 정신 차리라고 말해주고, 거짓말 좀 보태서 내가 얼마나 훌륭한지 말해주는 친구는 소중한 존재다.


실수를 인정하고 넘어가자.

타인의 실수는 이해하거나 비판하고 넘어가는데 나의 실수는 계속 떠오른다.  내 실수도 인정하고 넘어가자. 다음에 잘하면 된다.  (이 건 필자에게도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AI가 아닌 인간이라면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다고 되뇌어본다.)



불안하면 공부를 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다. 자료 하나라도 더 읽고, 판례 하나라도 더 읽고, 세미나 하나라도 더 듣는다.  그러면 불안이 좀 잦아들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것도 병증일지도.


오늘도 내 가면을 부여잡고 혹여나 벗겨질까, 불안과 싸운다.  남루한 나의 밑천이 언제 드러날지 모른다 두려워하며.  책을 챙겨 일단 밖으로 나가본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기 좋은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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