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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란 Dec 29. 2022

얼어붙은 투자시장과 오늘회의 존폐위기

[생존 위기 플랫폼] 오늘회 기업분석 2편

75만 회원 ‘오늘회’ 전 직원 권고사직…

최근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며 많은 스타트업이 폐업 위기에 놓였어요.

오늘 소개할 오늘회도 수백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도 위기에 봉착했는데요.

신박한 아이디어로 촉망받던 스타트업이 망하자 유통 스타트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어요.


2편에서는 1편에 이어 오늘회의 성장과 함께 생긴 위기, 그 배경과 미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할게요.

잘 나가던 서비스가 갑작스레 폭삭 주저앉게 된 데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요?













오늘회의
초고속 성장과
몰아닥친 위기




01. 그래도 초고속 성장 기업이었는데…

사진출처: 한경


오늘회는 쿠팡 프레시, 마켓컬리 등을 경쟁자라 여길 만큼 눈부신 성장을 보인 스타트업이었어요. 170억 원의 투자를 유치받고, 작년에는 누적 매출 400억 원을 달성할 정도였거든요. 2017년 1인 기업으로 시작한 오늘회는 2020년까지 정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20년에는 12월 기준 영업 적자율이 -10% 수준까지 개선되며 수익성도 많이 좋아졌어요.


하지만, 2021년이 되며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는데요. 내부적으로 위기감을 느낀 오늘회는 칼을 빼듭니다. 배송 시간을 일 1회에서 3회까지 확대, 상품군도 농축산 전체로 확장했어요. 서비스 지역도 경남권, 충청권 등으로 연이어 확장하며 4개월 만에 13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02. 근데 돈 못 준다며? 설마 망한 거야?


???: 협조 부탁할게… 부분 디폴트라 돈 못주겠다…

그렇게 성공의 길을 걸을 것 같던 오늘회가 올해 8월 기준으로 자금난에 빠졌어요. 협력업체에게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 이 내용이 부분 디폴트, ‘일부 채무 불이행’이었어요. 자금 유동성 악화로 6월까지 발생했던 수산물 구매, 배송 등에 대한 협력업체에 지불해야 할 대금을 정산할 수 없게 됐다는 내용이었죠.

사실 이미 2월부터 일부 업체에 대금 지급이 밀리기 시작하며 그 조짐이 보였다고 하는데요. 약 300개의 업체가 평균 1300만 원선의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총 40억 원의 규모라고 해요.


➰ 디폴트(Default)

디폴트는 기본 설정값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경제에서 사용될 때는 채무 불이행을 말해요. 공/사채, 은행융자 등에 대해 원리금 지급을 아예 못하게 되어 버린 것을 뜻해요. 즉, 부도라고 볼 수 있어요. 오늘회는 여기서 ‘부분 디폴트’라고 했기에 아직까지 부도는 아니지만 사실상 부도 직전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요.




03. 매출도 높고, 투자도 받았는데 왜 실패했어?


플랫폼 비즈니스 공식, 따져봤어?

사진출처: 오늘회 후기


고객 충성도 확보 실패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는 공식이 있어요. 콘텐츠 → 커뮤니티 → 커머스 순서로 성장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보고 있어요. 정보성 콘텐츠를 통해 유저를 유입시키고, 커뮤니티로 잠재 고객의 충성도와 마켓을 확보한 뒤에 커머스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에요. 야놀자, 오늘의 집, 무신사 등이 모두 이런 공식으로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케이스예요. 그런데 오늘회는 이러한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커머스 사업으로 뛰어들었어요. 이 과정을 생략하면 그만큼 지반이 약할 수밖에 없어요.


부족했던 식품 품질 관리

또, 오늘회는 계열 확장으로 퀄리티 컨트롤에 실패한 걸로 보고 있어요. 부정적인 리뷰가 굉장히 많은 것도 이를 반증하고요. 배송에 대한 것도 있겠지만, 식품 품질에 대한 불만도 꽤 많았거든요. 불만족 고객 한 명이 만족 고객 수십 명보다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안다면, 초기 단계에선 다양성보다 자신 있는 영역에서 검증되고, 통제 가능한 공급업체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흑자 전환에 불리한 사업 구조

사진출처: 오늘회


오늘회는 많은 매출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지속하는 기업이었는데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특성상 수익 구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많아요. 신선식품을 배송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물류센터 건립 비용과 인건비가 투입되는데요. 이렇듯 매출이 늘어나도 리소스가 많이 들어가는 사업 구조상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하다 보니 연이어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던 거예요.



쿠팡도 매년 적자였잖아! 왜 우리한테만 그래

사진출처: 이데일리


이제는 달라진 투자 시장

쿠팡도 오늘회와 마찬가지로 만년 적자에 시달렸어요. 한국에서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거대한 성장을 추구하는 방식을 ‘쿠팡식’ 성장 모델이라고 부를 만큼, 쿠팡은 적자의 대명사였습니다. (물론 쿠팡은 올해 상반기 커머스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했지만요.)

쿠팡이 성장하는 동안에는 투자를 받아 성장하고, 더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받아 다시 투자를 받는 순환 구조가 가능했어요. 이런 비즈니스 모델로도 투자가 마르고 닳지 않았던 것이었죠.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어요. 하필 오늘회가 성장을 꾀하던 시기에 투자 한파가 찾아온 거예요.

  

어마어마한 투자금의 규모 차이

또, 쿠팡과 오늘회는 투자금의 단위가 다릅니다. 쿠팡은 무려 3조 원을 투자받는 회사거든요! 많은 금액이 흘러 들어오는 쿠팡은 자금을 계속 투입할 수 있지만, 오늘회는 아니었던 거예요.


❤ 오늘회 사태는 ‘물류’의 실패일까? 물류 산업과 오늘회, 나란히 살펴보기



무리한 확장으로 악화된 적자율

사진출처: 티타임즈


앞서 오늘회의 사업 구조가 흑자 전환이 어려운 구조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여기에 배송 시간 확대, 상품군 확장, 지역 확장이라는 3가지 전략으로 성장을 꾀한 오늘회는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한자릿수 가까이 개선되었던 영업 적자율이 -40%까지 악화된 거예요. 누적 투자액이 170억 원이었는데, 매월 20억 원에 가까운 적자가 나오는 상화이니 추가 투자 없이는 도저히 버틸 재량이 없었던 거죠.

확장하고, 확대하는 3가지 전략은 성장성은 높이지만,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일이었던 거예요. 배송 시간 확대, 상품군 확장, 지역 확장은 각각 물류 운영의 비효율화, 개별 주문 손익 악화, 고정비의 증가로 이어졌던 것이죠.


또, 오늘회는 쿠팡과 달리 영업이익뿐 아니라 공헌이익도 적자였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는데요. 때문에 주문이 늘어날수록 적자 역시 커졌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오늘회가 공헌이익만큼은 지키기 위해 세 가지 전략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진행했어야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 공헌이익 (contribution margin)

판매수량 변화에 따라 변한 총수익과 총변동비의 차이를 말해요. 매출액 중 고정비를 회수하고 이익을 획득하는데 공헌하는 금액이에요. [매출액 - 변동비 = 공헌이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공헌이익에 고정비를 빼면 기업이 얼마를 벌었는지 알 수 있는 순이익을 구할 수 있어요.




03. 신규 투자 유치 실패, X 됐다…

꽁꽁 얼어붙은 투자 시장

사진출처: 서울경제


당초 오늘 식탁은 100억 원가량의 신규 투자 유치에 성공해 자금난을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추가 유치에 실패하며 상황이 악화되었어요.

현재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으로 벤처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는데요. 즉, ‘성장 가능성’만을 보고, 리스크가 큰 사업에 투자를 감행하는 경우가 적어졌어요. 이제는 ‘실적’을 원하는 투자자가 많아 수익성 개선에 있어 미래가 불투명한 오늘회에게 손을 건네는 투자자가 없었던 것. 연이은 적자에도 투자만을 믿고 공격적으로 성장을 꾀하던 오늘회도 이러한 상황 앞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와중에 캐시버닝 전략? 돈이 남아날 수 없지…

사진출처: 조선비즈 / 배동주 기자


전문가들은 오늘회의 디폴트가 ‘캐시버닝’ 전략 때문이라 보고 있어요. 투자금을 사업 확장에 재투자하고 매출을 늘려 다시 매출에 비례해 더 큰 규모의 투자를 받는 것을 캐시버닝이라고 해요. 2021년 매출이 195억이었으나 투자 시장의 위축으로 유치한 투자 규모가 50억 원으로 줄어들며, 캐시버닝 전략이 불가능해진 거예요.

실제로 지난해 말 프리시리즈B 라운드에서 조달한 100억 원가량의 투자금 대부분을 물류센터인 제2 합류센터 고도화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요. 물류업계의 관계자는 “지난 2년간 많은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켰던 유동성 잔치가 끝났는데 오늘식탁이 이를 반복했다. 물류센터만 3곳, 기존 취급하던 품목도 300개에서 800개로 늘렸으니 돈이 있을 수가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사실, 오늘회만 힘든 게 아니야

사진출처: (왼쪽) 힙합퍼 홈페이지 / (오른쪽) 조선일보



오늘식탁 외에도 투자를 확정받지 못해 위기에 직면한 스타트업이 많습니다. 메쉬코리아와 왓챠, 힙합퍼 등이 있는데요. 이들에게는 동종업계 기업과 과도한 출혈 경쟁을 벌이며 적자 성장을 유지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당장 수익이 없어도 거래액을 늘려 외형을 키우는 전략을 택한 것이죠. 하지만, 이들은 얼어붙은 투자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금이 끊기며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패션 플랫폼 힙합퍼

올해 11월 1일 패션 플랫폼인 힙합퍼가 서비스를 종료했다고 해요. 국내 스트리트 패션을 이끈 1세대 쇼핑몰이자 한 때는 무신사와 선두 경쟁을 벌일 만큼 인기가 높았어요. 중견 여성 패션업체인 바바패션에서 2018년에 힙합퍼를 인수했지만 수익성 악화로 올해 8월에 매각에 실패하면서 서비스를 접게 되었어요.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국내 1위 배달대행 플랫폼인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도 경영권 매각에 나섰어요. 네이버와 GS리테일 등에게 대거 투자를 받으며 올해 하반기 유니콘 등극을 앞두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부릉 또한 자금난에 시달리며 9월부터는 이미 새벽 배송을 접고 희망퇴직을 받으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고 해요.


➰ 투자 혹한기, 다른 기업은 어떻게 재정비하고 있어?

• 에이블리
투자 전문 외부 인사를 영입하여 새 판 짜기에 들어갔어요. 또, 10월부터 시리즈 C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 전략실을 신설했는데요.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위해 이와 같은 판단을 내린 거예요. 글로벌 투자를 본격화하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수립하겠다 밝혔어요.

• 요기요
요기요도 C 레벨 인사를 대거 영입하였는데요. 쿠팡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최고책임자(각 제품, 기술, 정보, 보안, 마케팅 영역)를 영입하여 즉시 배송 서비스 ‘요마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요.

이외에도 위메프,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도 여러 외부 인재를 영입하며 경영진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어요. 탄탄한 모회사가 있는 경우에는 공격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실탄을 마련하고 있고요. 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 흑자 경영을 목표로 하거나 인수합병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들은 재정비에 들어갔어요.

이는 기업들이 내년에도 상황이 나아지긴 어려울 거라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이어질 투자 한파를 대비해 미래 전략을 재정비하고, 글로벌 진출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 해석해요.













벼랑 끝에 선
스타트업,
우짜면 좋노•••.




01. 의도된 적잔데 왜 아무도 몰라줘?

사진출처: 나무위키


아마존처럼 성공할 거야! 응, 안 돼 ~

최근 스타트업들의 적자 소식을 들으면 의아하지만, 의도된 적자는 아마존의 성공 방정식으로 통하기도 해요. 아마존은 돈을 벌어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데에 투자를 지속하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1,570억 달러의 매출임에도 적자 규모만 580만 달러에 육박했을 정도니까요. 적자가 나면서도 CEO인 제프 베이조스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어요. 왜냐면 이게 다 계획된 적자이기 때문! 수익 창출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내는 적자가 아니라 그저 고객을 늘리는 과정에서 ‘계획된 적자’였거든요.

이후 아마존은 빠르게 성장하며 누구나 따라 하고 싶은 표본이 되었어요. 사용자를 확보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여 성장성을 증명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됐기 때문이에요.

아마존의 성공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끼쳤어요. 쿠팡, 컬리 등 현재 크게 성장한 기업들 모두 초창기 수익성 대신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의도된 적자를 강조했거든요. 하지만 최근 들어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며 스타트업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보다 깐깐해지고 있어요.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 9월 한국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금액은 3,816억 원으로, 전월 대비 4,812억 원이나 감소한 금액이었어요. 밴처캐피털들은 과거 높은 성장성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매겼지만 현재는 이를 검증하며 성장성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을 보고 투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02.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경색 이어지지 않을까?

사진출처: 동아일보


적자 쌓여서 IPO 연기, 철회할게…

이렇게 바뀐 투자 환경에 기업들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업공개, IPO 상황이 영 좋지 않다고 해요. 쏘카는 시총 1조 원을 노리며 입성했지만, 적자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는 차가웠고, 현재는 기업 가치가 눈에 띄게 떨어진 상황이에요. 컬리의 IPO도 계속 밀려 겨우 예비 심사를 통과했고요.

밀리의 서재는 IPO 철회 소식을 전했어요.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만에 말이죠. 연평균 61%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면서 지난해 상반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줄곧 적자를 기록했었거든요. 마케팅에 워낙 큰 비용을 쓰다 보니 부담이 됐나 봐요. 최근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금리 인상 등으로 위축되어 버린 IPO 시장 상황이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 현재 상황에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울 거라고 보고 한 발짝 물러선 것 같아요.


사진출처: 짤봇


컬리, 쏘카, 밀리와 같이 내로라할 플랫폼들도 벤처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되어 직격탄을 맞고 있어요. 이러한 상황 뒤에는 출자자들이 주머니를 닫으면서 운용사들도 투자에 보다 신중해졌다는 배경이 있고요. 더군다나 정부가 내년 모태펀드 예산마저 대폭 삭감해 플랫폼 스타트업의 ‘돈맥경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어요.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마케팅에 뛰어드는 불나방이 되어야 하는 분위기였고, 실제로 그렇게 해서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정도로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넘쳤지만 올해에 들어서며 상황이 급변했어요. 플랫폼 서비스도 이제는 서비스 본질에 집중하고 존폐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죠.


➰ 돈맥경화

돈맥경화는 피가 몸에서 제대로 돌지 않는 현상인 동맥경화에서 나온 말이에요. 돈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순화하지 않는 자금 경색 상황을 의미해요.




03 종합몰과 버티컬의 전쟁, 터지는 새우 등…

사진출처: (왼쪽) 컬리 / (가운데) 에이블리 / (오른쪽) 연합뉴스


버티컬 플랫폼 이미지 버렸는데 너도 나도 발 넓히면 무슨 의미야

그동안 신선식품 유통 스타트업은 성장을 위해 적자를 마다하지 않았어요. 가입자 수를 확대하는 게 1차 최우선 목표였고, 이로 인해 거래액이 증가하면, 추가 투자 유치를 받는 식이었죠. 그렇기에 한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플랫폼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정육과 과일, 채소 등을 함께 판매하고, 최근에는 화장품, 전자제품까지 판매했죠.

이처럼 신선식품, 패션 등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버티컬 플랫폼들이 잇따라 다른 상품까지 섭렵하고 있는데요. 종합몰들 또한 그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네이버는 이마트와 협업해 장보기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버티컬 플랫폼은 종합몰이 되어가고 있고, 종합몰도 유통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싸움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죠.

오늘회가 농축산물까지 점차 확대한 데에도 이런 이유가 있어요. 버티컬 플랫폼의 이미지를 버리고, 더 많은 고객을 얻어 거래액을 증가시켜 지속적으로 투자 유치를 받아 사업을 확장해 나가려던 거였죠.


➰ 버티컬 플랫폼(Vertical platform)

버티컬 플랫폼은 특정 분야의 정보와 서비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 한 가지 서비스 혹은 한 가지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말해요. 이와 상반되는 플랫폼은 호리젠탈 플랫폼(horizontal platform)이라 칭해요.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존의 포털 사이트 같은 다양한 서비스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곳이죠.
버티컬 플랫폼은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리젠탈 플랫폼 시장에서 틈새를 공략하는 개념이에요. 좀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되어 원하는 정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스타트업 힘내라 힘..!

사진출처: 네이트 뉴스


현재 스타트업 시장 자체가 한 겨울이나 다름없어요.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아야 운영할 수 있는 구조다 보니 다른 업계보다 불경기에 대한 체감도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지금 업계에서 투자 유치가 전체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망해가는’ 플랫폼이 생겨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오늘회가 지금의 상황에 놓이게 된 거예요. 이 상황이 해결되려면 얼어있는 경제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풀려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사실 경제가 어려워서라는 시장 분위기도 있겠지만, ‘버티컬 플랫폼’이란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성장에 한계가 생긴 것일 수도 있어요. 엔데믹이 끝나면서 억눌려있던 오프라인 소비에 대한 욕구가 피어올랐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고 보거든요. 한 가지에 특화했던 플랫폼이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좋은 선택일 수 있으나, 반대로 색을 잃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오늘회의
미래는?




01. 앞으로 어떻게 할 건데?

결국 극심한 자금난에 존폐 위기에 처한 오늘식탁은 서비스 운영을 잠시 중단하고, 전 직원을 권고사직한 상태예요. 투자자를 찾거나 매각을 해야만 사업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 분석하고 있고요. 하지만, 당장 위기를 넘겨도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아요.



우리..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사진출처: 오늘회 9월 공지


오늘식탁은 9월 공지를 통해 서비스 중지 이유와 함께 재정비 목표를 밝혔었는데요. 성장을 위해 감행했던 3가지 확대 전략을 재정비하여 배송 지역과 배송 시간, 상품군을 축소할 것으로 보여요.




02.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 오늘회 홈페이지


2주 만에 서비스 재개, 그런데 상품이 3개?

오늘회는 서비스 중단 2주 만인 14일에 판매를 재개했었는데요. 주문 가능 상품이 3개로 대폭 줄어들고, 당일배송 대신 이튿날 배송으로 대체되었습니다. 현재는 더 많은 상품이 당일배송으로 제공되고 있는데요. 여전히 많은 상품군을 들이지 못한 것으로 보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오늘회 사갈 사람? (놀랄 만큼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오늘회는 일시적으로 사업을 중단했고, 현재는 간당간당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유치를 포기하진 않았어요. 추석 전까지만 해도 펀딩을 지속했거든요. 투자자들한테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는 경우, 최후 수단으로 경영권 매각에 나서기로 했고요. 사업별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는 대로 분할 매각해 서비스를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대요. 아마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헐값에 피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요. 매각 시 창업자의 경우 지분은 다 날아가겠지만, 서비스만큼은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어요.



온라인 의견도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

사진출처: 리멤버


직장인 스카우트 앱 리멤버의 커뮤니티에서는 오늘회 운영이 재개된 14일, 오늘회가 어떻게 될지 미래를 묻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대부분은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어요. 소비시장의 위축, 후속 투자의 어려움, 전문성의 부족, 지속적인 적자 등을 근거로 들며 회생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사용자, 직원, 투자자 모두 신뢰를 잃었는걸요…

사용자에게 이미 신뢰를 잃고, 전 직원 권고사직으로 직원들의 신뢰도 잃었어요. 300여 개 거래처에 40억 원의 정산을 못해주고 있다는데, 재무 데드라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고요. 결국 오늘회는 투자자, 파트너사, 직원, 사용자 모두에게 신뢰를 유지하는데 실패했어요.




03. 제2의 닷컴 버블, 어떻게 위기를 대처할 것인가

사진출처: 나무위키 / 닷컴 버블


IT업계 일각에서는 제2의 닷컴 버블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닷컴 버블 시절 인터넷만 들어갔다 하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것처럼, 2021년부터 특정 키워드를 내세운 IT 스타트업에 거품이 많이 낀 것 같다는 거죠. 닷컴 버블이 터지며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처럼 2023년에는 플랫폼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보여요. 한 기업 대표는 ‘편리한 IT 서비스들 중에는 돈으로 쌓은 모래성 위에 만들어진 서비스이고, 돈을 실제로 버는 업체는 거의 없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죠.


이렇듯 출혈경쟁이 이어지던 시장, 투자를 등에 업고 적자를 묻어 두던 기업들 모두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과연 오늘회는 이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2편에서는 1편에 이어 오늘회의 성장과 함께 생긴 위기와 배경, 미래에 대해 살펴봤어요.

과연 오늘회가 이 혹한 겨울을 잘 넘기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동안 기업분석으로 여러 사업가의 인터뷰와 창업 스토리를 만나 보았는데요.

적다면 적지만, 글로 만나본 모든 성공한 기업에게는 과거의 실패와 위기가 있었습니다.

탄탄대로처럼 보인 토스도 7번의 실패 끝에 탄생했고,

글로벌 대기업 에어비앤비조차 과거엔 자금난에 시달려 시리얼을 팔았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다룬 오늘식탁의 위기는 성공으로 향하는 관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영원한 실패가 없는 만큼, 오늘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를 딛고 더 높은 미래에 도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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