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ut my feeling 전시후기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의 여정>이라는 팝업 전시를 열었다. 이 전시는 작가로서의 여정을 하나의 책에 비유해 오프라인 공간으로 풀어낸 특별한 경험이었다. 전시 제목을 보는 순간, 아직 작가가 되지 않은 나에게도 언젠가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설렘과 기대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작가가 되기 위한 길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체험하게 해주는 이 전시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놓치기 어려운 기회였다.
늘 전시장을 다니면서 새로운 곳을 가게 되는 건 또 다른 즐거움. 전시 관람을 다른 스케줄과 묶어 하루를 놀면 당일치기 여행 느낌이 좋다.
오늘 코스는,
성수 브런치스토리 팝업 전시 -> 스탠더드 브레드 성수 (전시장 바로 옆. 빵 냄새에 홀려 들어간 곳)
-> 7호선 어린이 대공원 (도보 30분...)
# 전시장 [토로토로 스튜디오]
서울 성동구 연무장 17길 7
날은 흐리지만 걷기 편한 날씨. 사람이 덜 북적일 월요일 1시로 예약하고 길을 나섰다.
우린 버스를 선택. 삼성역에서 146번을 타고 '노룬산시장 정류장' 하차. 조금 걷다 보니 멀리 팝업 외관이 보인다.
입구에 몇몇 사람들이 서서 입장하고 있다. 빠르게 줄을 서본다. 입장하면, 작가 명함카드를 만들어준다.
(브런치 작가가 아니라도 인턴작가 신청 후 가능)
사진과 브런치 작가명을 넣은 명함카드다. 사진 찍기 싫으면 아바타로 대체해 준다는데, 굳이 사진을 찍었다. 어차피 혼자 볼 거니까 상관없다. 잠시 진짜 작가가 된 착각을 즐겼다.
#전시 코스
전시는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총 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 공간은 작다. 작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책은 볼 수도 있고, 구입도 가능한 것 같다. 작가들 글쓰기에 필요한 도구나 습관, 노트도 공개했다. 직접 앉아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처음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마주한 문구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였다. 이 문장은 나 같은 지망생들에게 작가의 길이 멀고도 험해 보일지 몰라도, 결국 꾸준한 노력과 글쓰기가 그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주었다.
#작가라는 평생의 여정
전시는 각 챕터마다 작가들의 글쓰기 여정을 따라가게해 주었는데, 나에게 가장 와닿은 것은 마지막 에필로그에 적힌 문구였다. “작가라는 평생의 여정”이라는 표현은, 작가로 사는 삶이 단순히 책 한 권을 쓰는 것으로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글을 쓰고 기록하는 과정임을 상기시켰다. 이 전시를 통해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길고 꾸준한 과정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글쓰기는 특별한 사람들만이 누리는 재능이 아닙니다. (...)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섬세하게 바라보며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작가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 작가와 나는 무엇이 다를까?
평소 전시를 보기 전 습관처럼 한 가지 의문을 품고 시작한다. 가끔 그 의문을 찾는 행위조차 어려울 때도 있다.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은 고민 없이 떠올랐다. 늘 나를 따라다닌 질문.
"작가와 나는 무엇이 다를까?"
작가와 나의 차이를 파악하고, 무엇을 더 채워야 하는지 알고 싶은 마음이었다.
#글쓰기의 꾸준함, 그리고 노력
전시에서 작가들이 브런치스토리에 처음 올린 글과 그 글이 어떻게 반응을 얻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꿈을 이룬 사람들의 첫 시작과 과정이 늘 궁금했다. 그들이 단 한 번의 성공으로 작가가 된 것이 아니라, 작은 글 하나가 씨앗이 되어 성장해 나가는과정을 보는 것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나도 이렇게 시작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전시된 작가들의 친필 노트나 일기처럼, 그들은 매일 글을 쓰며 자신의 글을 발전시켜 나갔다. 일상 속에서 글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작가로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꾸준히 쓴 [기록]은 책의 [발판]이 됐고,
[일단 쓴 글]은 내 손을 떠나 생각지 못한 [선물]이 돼서 돌아오는 과정 같았다.
나의 글쓰기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가끔 글이 잘 안 풀리면 쉽게 포기하고, 며칠이고 글을 미루곤 했었다. 하지만 이 전시를 보고 나니 꾸준히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어떤 글쓰기 책 문장이 떠오른다.
"글을 써봤는데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라는 말에 저자는 "대체 얼마나 써보고 그 말을 하는 걸까요" 하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찔렸다. 글을 몇 번 쓰고 난 재능이없나 봐 했던 건, 과정을 오롯이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작가들의 치열한 흔적을 보며 스스로 되새겼다.
'아직 재능을 입에 올린 단계가 아니다. 일단 양이 중요하다’
인생은 늘 뻔한 곳에 진리가 있다.
# 다양한 글감들
전시장에서 나눠준 워크북과 글감 스티커 등도 인상적이었다. 씨앗 줍듯 열심히 모두 담아와서 곱게 모아놨다. 내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주제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일상에서 마주한 가장 소중한 순간’이라는 글감은 평소에 내가 잘 떠올리지 못했던 주제였다. 이 글감을 보며 나도 쓸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동안 '소재가 부족하다'는 핑계는 나의 무의식적인 두려움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쓰지 않았던 것은 단지 소재의 부족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이야기와 마주하기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글쓰기다. 그게 가능해야 글을 쓸 수 있다. 이제 더는 핑계 대지 않고, 글을 통해 내 안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야 할 것같다.
# 후기
월요일 오후라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꽤 많았다. 놀란 것은 다양한 연령층이었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전시를 하나하나 열심히 관람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기도 했다. 무언가 시작하고 몰입하기 힘든 나이라며, 늘 나이 탓, 시간 탓을 했다. 늦은 나이란 없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며 지나갔다.
이번 전시는 나에게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 작가란 특별한 사람만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기록하고 성실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될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작가의 길은 멀고 험할지 모르지만, 한 걸음씩 걸어가다 보면 나도 그 길 위에 서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작가 지망생을 위한 전시가 훨씬 더 많아지면 좋겠다.
#전시정보
1. 브런치 인턴작가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콘셉트에 맞게 이번 전시에서는 '브런치 작가 인턴기간'을 제시한 것. 워크북 뒤편에 써보고 싶은 브런치 북 기획을 쓰고 간단한 소개를 작성해서 보여주면 글을 발행할 수 있다. 총 3편의 글을 기간 내(10월 27일까지)에 발행하면 브런치 작가로 승인된다.
2. 인증샷 이벤트
전시를 다 보고 인증샷 찍고 SNS에 해시태그 달고 보여주면, 마우스 패드와 모나미 볼펜을 준다.
3. 관람 정보
2024년 10월 3일(목) ~ 2024년 10월 13일(일) 10시 ~ 19시
* 운영시간 : 매일 오전 11시~ 오후 8시
주말 및 공휴일 정상 운영, 마지막 입장 시간 오후 7시 30분
* 방문 예약: 입장은 무료, 카카오 예약하기 (모바일에서 가능) 현장 대기 입장 모두 가능.
# 번외: 오늘 전시관람과 묶은 코스.
1. Standard Bread. 베이커리 커피숍
전시장 나오면 바로 있어서 냄새에 이끌려 들어옴. 야외 테이블도 있고, 실내 인테리어도 제법 아늑했다.
갓 나온 다양한 식빵, 소스, 수프 등.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하프 식빵 4500원, 커피 한잔 5000원 정도였던 듯. 고민하다가 외출 나온 김에 식빵 하나와 커피를 즐기고 나왔다. 날씨 좋은 날 야외에 앉아 있기 좋은 장소다.
사람이 꽤 많음. 오래 있진 않고 바로 나옴.
2. 어린이 대공원
도보 30분을.. 걸어서 갔다. 날이 좋은 탓이다. 버스를 타고 갈걸 중간에 후회했지만, 못 걸을 정도 거리는 아니다.
어린이 대공원은 전부터 가보고 싶었다. 서울 살면서 한 번도 못 가봤다. 어른이 되고 동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딱히 해본 적이 없는데, 작년인가부터 왠지 동물이 보고 싶었다. 어린이 대공원 공원 입장은 무료다.
대공원 후기를 쓸지 안 쓸지 모르겠어서 일단 사진 몇 장만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