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자라기

내가 딸을 키우는지 딸이 나를 키우는지...

by Miranda

나는 딸 하나를 키우고 있다.

워킹맘이다 보니 둘째는 엄두도 못 내고 하나 키우기도 벅차지만 나 닮은 딸 하나 제대로 한번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임신했을 때부터 책을 얼마나 읽었던지... 글로 모든 육아를 마스터했다.


나는 딸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고 가녀리고 조그마한 생명체가 이 세상에서 나만 바로 보고 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감격에 겨웠었다.

이 엄마는 너를 위해 모든 것을 해 줄 준비가 되어 있단다

아이가 태어나 세 시간마다 한 번씩 깨어 분유를 먹여야 할 때도 몸은 피곤하지만 신기하고 기특했고 똥을 싸느라 용을 쓰는 아이 얼굴을 보면 얼마나 기특하던지...


어느 날부터인가 분명히 딸아이를 재우러 방에 들어갔었는데 나만 자고 있다.

애를 재우다가 너무 피곤해 깜빡 잠이 들었나 보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이가 나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내려다보며 가슴을 토닥토닥해 주며 재우고 있었다.

매일 내가 아이에게 해 주던 것처럼..

그런 아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나는 계속 자는 척을 하며 실눈을 뜨고 지켜보았다.

그때, 친정엄마가 방문을 빼꼼히 열어 들여다보았고 아이는 할머니에게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서는 쉿! 하는 것이었다.

엄마가 깰지도 모르니 조용히 하라는 것이겠지..


내가 그동안 아이를 재우면서 했던 행동 그대로였다.

나는 아이가 잠이 들어 모른다고 생각했던 행동들..

아이를 지긋이 내려다보면서 가슴을 토닥여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혹시나 잠이 깰까 사람들이 들어올 때마다 조용히 하라며 내보내고.. 예쁜 말 좋은 말들을 속삭여 주고..

마지막으로 볼에 뽀뽀까지...

완벽하게 아이는 따라 했다.


아이는 그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것을 나에게 고스란히 돌려주었다.


너무 벅찬 감동이 밀려오는 듯 한 느낌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어느새 나는 의식을 잃은 채 곯아떨어졌나 보다.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불룩한 기저귀를 차고 내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이가 보인다.


나는 아이에게 일방적인 무한정 사랑을 베푼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나에게 더 큰 사랑을 주고 있었다.

내가 엄마가 된 건 내 선택에 의한 것이었지만 아이는 태어나보니 내 딸이 된 것인데 나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 있다.


정말 조건 없는 사랑은 자식이 부모에게 주는 사랑이 아닐까?


나는 짝사랑을 싫어한다.

그런데 다행히 우리는 짝사랑이 아닌 듯하다.


남편과 연애할 때 보다 더 깊고 진한 사랑을 앞으로도 계속해 보고자 한다.


사랑해 내 딸, 고마워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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