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첼로를 배운 지 두 달째. 첼로 학원을 두드리는 관문은 높았지만, 막상 입문하니 순조롭게 흘러갔다.
첼로 레슨을 두 달 정도 받으면 어느 정도의 실력일까? (레슨은 주 1회, 연습실에서 한두 시간 연습, 현재 개인 악기 없는 상황) 한 달째 모습은 아래 글 참조.
https://brunch.co.kr/@artisticlifeand/27
실력이라 하기 심히 민망하지만, 레슨 9회를 받은 현재 상태를 기록해 본다.
배운 대로 못한다. 지켜야 할 각도(현과 활 90도)는 여전히 모르겠다. 활은 첼로 현 아래위로 심하게 움직인다(활은 좌우로 움직이지만 브릿지 가운데 지점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그냥 휘젓는다. 아름다운 첼로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계이름에 맞는 비슷한 소리는 나고 가끔 개방현은 좋은 소리가 난다. 물론 선생님은 위로해 주셨다. 이건 엄청 오랜 시간이 걸린단다. 5년 뒤에도, 전문가도 활 사용에 여전히 의문이 들 수 있다고.
두줄이라 함은 D현과 A현이다. 즉 첼로 연주자의 입장에서 가장 바깥쪽 두 줄을 왼손으로 짚은 방법을 배운 상태. 선생님께 여쭸다. 왜 네 가지 현 중에서 D현, A현(순서대로)을 배워요? 이유는 다른 현에 비해 얇고 가벼워 더 내기 쉬운 소리란다. 그럼 나머지 G현과 C현은? 현이 두꺼워 묵직한 소리가 나므로 비교적 내기 어려운 소리란다. 의아하다. 내 입장에서는 G현과 C현이 몸에서 더 가깝기 때문에 사용하기 쉽다. 그런데 바깥쪽 D현과 A현은 몸에서 더 멀어지므로 오른팔을 더 뻗어야 하고 손목을 더 꺾어야 해 어렵다(그래야 현과 활이 90도가 유지되므로).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했다. 스즈키 때문이란다. ‘수학의 정석‘과 같은 책이 첼로의 세계에도 있다. 바로 ‘스즈키 첼로 교본(1~10)‘. 스즈키 책에서 D현과 A현부터 가르친단다. 재미있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상대방의 첼로 실력을 완곡하게 물을 때 ‘스즈키 몇 권 하고 계세요?‘라고 물으면 대충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고. 나는 지지난주부터 드디어 1권을 시작했다!
물론 끼익- 끄윽-하는 소리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연습실에 혼자 있을 때 프로 첼리스트인마냥 심취하면 아주 가끔 좋은 소리도 난다. 두 달 배운 주제에 벌써 몇 곡 연주할 수 있다니. 기분은 좋다. 지금까지 배운 곡은,
봄나들이(나리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솔미솔미솔라솔 미솔미도레미레)
생일축하합니다(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도도레도파미 도도레도솔파)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 Love me sweet Never let me go/도솔파솔라레라 솔파미파솔)
작은 별 변주곡(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도도솔솔라라솔 파파미미레레도)
점 2분 음표는 3박자다.
marcato(마카토)는 각 음을 분명하고 강하게 연주하라는 뜻이다.
샾 두 개 붙은 건 ‘라장조’ 또는 ‘D메이저’라 한다. 다장조로 말하면 레미피솔라시디레. 첼로에서는 이게 기본 장조다.
첼로 현을 조율할 때 ‘튜너’를 이용한다. 과거엔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해야 했지만 요즘엔 무료 튜너 앱이 많단다. 아이패드로 조율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수업 후반부 ‘러브 미 텐더’ 노래를 잘 모른다고 하니 선생님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나이차를 실감할 수 있다고. 선생님은 피아노 반주를 할 테니 합주를 해보자고 제안하셨다. 오 마이갓! 방금 배운 곡인데??? “연습시간 3분 드리겠습니다.” 나는 갑자기 진땀이 났다. 모처럼 어린 아이가 되었다. 처음으로 누군가와 엉터리 합주를 시작했다. 계이름을 마구마구 틀렸지만 합주는 합주였다. 와, 나 합주도 했어. 레슨 종료 직전 엔도르핀이 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