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민석 Oct 11. 2023

아가서 후기.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노래 중의 노래, 아름다운 노래.


  외로움이 사무치면 아가서를 읽으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왜인지 모를 흥미가 생겨 이번엔 현대인의 성경 판으로 읽어보았습니다. 노골적인 비유법에 얼굴이 뜨거워지기도, 마음이 간질거리기도 했습니다.


 사실 부럽기도 합니다. 이처럼 뜨거운 사랑의 시를 쓴다는 것은 결국 사랑하는 대상을 절절하게 애정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기차를 타도 한 시간 반이 걸리는 도시에서 지내고 있는 짝꿍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성경을 잠시 덮어두고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아가서를 읽을 때처럼 마음이 간질간질 했습니다.


 커플링을 맞출 때, 짝꿍은 반지 안 쪽에 성경 구절을 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전도사인 제가 그 구절을 정하길 원했습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아가서 2장 10절을 이야기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너무 흔한 구절인 것 같아 머쓱했지만, 짝꿍의 얼굴은 기쁜 표정이었습니다. 아가서를 읽을 때마다 그 미소가 보이는 것 같아 행복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노래 중의 노래, 아름다운 노래인 이유를 몰랐었습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 이유를 찾았습니다.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니까, 너를 떠올리면서 읽는 이 책 역시 마찬가지 일 겁니다. 적어도 나에게 아가서가 노래 중의 노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로 읽혀집니다.








이전 11화 아버지를 닮아있던, 2021년의 여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