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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홈스쿨링 Jun 19. 2023

진정한 독도지킴이-독도명예주민 되기




지도를 좋아하는 아이와 수시로 지도를 펴놓고 우리나라 영토에 관해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도박물관에 방문했을 때, 그 옛날 김정호 선생님이 우리의 영토를 직접 걸어 다니면서 지도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우리 영토의 동서남북 가장 끝에 자리 잡은 곳에 아이와 함께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닥에 그려져 있는 큰 지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우리 여기는 꼭 가보자”하고 북으로 고성, 남으로 마라도, 서쪽은 백령도, 동쪽 끝의 독도를 가리켰습니다.  


이중 아이가 가장 흥미로워했던 곳은 단연 독도였습니다. 그러나 독도는 울릉도를 거쳐 가야 하므로 가는 길이 험하기로 유명하지요. 더군다나 8살 된 아이를 데리고 그 먼 바닷길을 가려니 고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왕 할 거면 바로 지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는 아이와 독도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에 있는 섬, 그 섬에 얽힌 역사 이야기, 그리고 그 섬에 숨겨진 보물들에 대해서요. 먼저 계획을 세우고 차편과 배편 그리고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그러나 독도는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뱃길은 파도의 세기에 민감해 날씨가 좋아도 파도가 심하면 모든 예약은 취소되었습니다. 전날까지 날씨를 살피고 운행 관련 메시지에 촉을 세우며 아이와 저는 제발 울릉도에 갈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다행히 일정대로 여행은 진행되어 온 세상이 깜깜한 새벽 2시, 수원에 있는 한 정류장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속초로 향했습니다. 관광버스에 오르자마자 앞으로 여러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미리 잠을 자두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려 속초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뜨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우리는 멀미약을 챙겨 먹고 1시간을 더 기다렸습니다. 서서히 여명이 올라오자, 승선이 허락되었습니다. 배에 오르는 설렘 그리고 출발을 알리는 선장의 인사! 우리는 그렇게 배를 타고 울릉도까지 뱃머리를 향해 출항했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주변 사람들은 일렁이는 파도로 몰려드는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바닥에 하나둘씩 드러눕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우리 가족은 울렁증이 없어서 여유롭게 창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동해를 원 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큰 배가 너무도 신기한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호기심을 가득 채웠습니다. 울릉도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3시간 동안 쭈욱~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중간에 배가 세찬 파도라도 만나게 되면 붕~ 하고 공중에 뜸과 동시에 일제히 ‘오우~’하고 사람들의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들으면 마치 곡소리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3시간 동안 동해를 가로질러 울릉도에 무사히 입도했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허기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도민이 하는 식당 중에 내공이 있어 보이는 한 식당을 골라 들어갔습니다. 허기가 반찬인 것도 있지만 식당 아주머니의 손맛이 제법 놀라웠습니다. 오삼불고기가 주요리였지만 부지깽이, 삼나물, 취나물 등 반찬으로 나온 나물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중에서 명이나물 장아찌는 으뜸 중의 으뜸이어서 밥도둑이 따로 없었습니다.     


아이가 있다 보니 울릉도 숙소는 민박 대신 호텔로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호텔이라고 해봐야 울릉도에 유일한 호텔이었는데 다른 지역의 호텔에 비하면 별 3개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침구는 호텔의 시그니처인 흰색 시트로 띄워져 있었고, 화장실은 깨끗했습니다.     



울릉도 여행길이 험하다 보니 오늘같이 입도한 사람 중 아이는 제 아이가 유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눈에 띄었습니다. 가는 곳마다 어른들이 ‘어린아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며 신기하다는 듯이 한마디씩 던지면 그럴 때마다 아이는 어깨를 으쓱하며 마치 자신이 대단한 일을 해낸 양 뿌듯해했습니다.     


독도는 당일 아침 날씨를 보고 배가 뜰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울릉도까지 와도 독도 배편이 취소되면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그만큼 독도에 갈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고 말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우리 가족은 두 번째 날 독도에 가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치면 이번 여행에서 행운을 통째로 맛본 듯합니다. 독도에 가려면 페리호를 타고 가는데요. 속초에서 울릉도 오는 뱃길처럼 2시간 30분 정도 거친 바다를 헤치고 동쪽으로 더 들어가야 합니다.      


독도에 도착하면 입도를 허락받아야 하고, 조금 전까지 입도가 허락되었어도 파도가 거칠어지면 입도를 불허하여 독도 한 바퀴만 돌고 울릉도로 돌아가야 합니다. 입도 허락을 기다리는 아주 잠깐의 기다림이 길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저만 그런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드디어 입도를 허락받았고 “독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방송이 나오자, 배에 탄 분들이 모두 손뼉을 쳤습니다. 저도 그 순간 너무 좋아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독도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밀려드는 울컥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독도를 직접 내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말로 표현하기에 부족할 정도로 감개무량했습니다.     



마침 CNN에서 취재를 와 있었는데 작은 아이가 태극기를 들고, 독도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눈에 띄었는지 남편과 아이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기자는 물었습니다

“독도에 왜 오게 되었나요?”

“독도를 왜 사랑해야 하는지 아이에게 알려주기 위해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워 오게 되었습니다.”라고 남편이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독도를 왜 사랑해야 하나요?”

“독도는 역사적으로 수난을 많이 겪었습니다. 더 이상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독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독도야!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내가 지켜줄게”

인터뷰는 맑은 미소를 지으며 마무리되었습니다.

독도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왔다는 생각에 우리 가족에게 행복의 섬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독도에 머물렀던 시간은 30분으로 짧았지만, 독도에 대한 여운은 오래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집으로 돌아온 후, 독도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독도 명예 주민이 되어 진정한 독도지킴이가 되었습니다. 독도 관리사무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독도 명예 주민증을 신청했고, 2주 정도 걸려 주민증을 발급받았습니다. 이렇게 아이와 함께한 독도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 독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계속 이어가길 하는 바람입니다.     



독도가 겪어온 수난의 역사 때문인지 독도하면 말만 들어도 가슴이 저며 옵니다. 이제 더 이상 독도가 외롭게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럴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독도에 대해 늘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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