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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이 일에 끌려다니게 둘 수 없다.

스노우 보더 -전지혜-


“Interview Question”


1. 스노우보더 지혜 시스터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직장 생활 8년 차인 마케터 전지혜입니다. 겨울이 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인 스노우보드를 타기 위해서 매주 주말마다 제2의 집, 강원도로 떠난답니다:) 팀 크루인 딥카빙에서 라이더로 활동하고 있고, 도넥코리아, 홀리데이아우터웨어에서 스폰서십 활동 중에 있어요. 좋아하는 보드도 타면서 좋은 장비와 의류를 지원받아 더욱 즐겁게 겨울을 즐기고 있답니다. 


2. 여러 운동 중 유독 스노우보드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 같아요. 어떤 매력이 지혜 시스터를 스노우보드로
끌리게 할까요?

스노우보드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제 몸의 미묘한 움직임이 몸과 보드 전체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운동이기에 너무 매력적이에요. 딱딱한 나무 판때기에 불과한 스노우보드가 슬로프에서는 제 시선, 머리 위치, 어깨 방향 등 미세한 몸의 움직임에 따라 보드 데크의 움직임도 달라져요. 보드를 타는 여러 가지 방법 중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멋지고 안정적인 카빙 턴을 그리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것이에요. 조금만 제 몸의 움직임이 어긋나도 제대로 된 턴을 그릴 수 없게 되어서 섬세한 움직임에 집중하며 타게 돼요. 평소에는 느낄 수 없던 몸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하나씩 자세를 배우며 실력을 쌓아가는 것에 매력을 느껴요. 겨울 이외에는 요가, 러닝, 필라테스 등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즐겨 하고, 여름엔 보드와 비슷한 서핑도 가끔 즐기며 겨울을 기다려요:) 여행을 좋아해서 봄, 여름, 가을에는 국내외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강아지와 함께 바뀌는 계절의 모습을 눈에 담고 있어요.


3. 스노우보드가 지혜 시스터의 아이덴티티처럼 느껴져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요?

회사 생활 5년 차 정도 됐을 때, 업무 강도가 높은 회사라 저의 일상은 일과 집이 전부였어요. 내가 이러려고 대학교 다닌 건가 싶은 회의감이 들던 무렵, 보드를 타는 친구 따라 스키장에 놀러 가게 되면서 많은 것이 바뀌게 되었죠. 서울에선 느낄 수 없는 강원도만의 상쾌한 공기, 리프트에서 들리는 잔잔한 음악 그리고 보드를 타고 내려갈 때 두 뺨에 닿는 차가운 바람에 제 몸이 깨어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내 젊은 날이 일에 끌려다니게 둘 수 없다’, ‘뭔가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과 함께요. 그래서 그다음날 장비랑 스키장 시즌권을 구매하고 매주 스키장에 다니게 되었어요. 벌써 4년째 겨울마다 스키장에 다니고 있는데 매년 성장해가는 제 모습을 보며 뿌듯해요. 스키장 대부분이 강원도 근처 높은 산에 위치해 있다 보니 차가운 바람에 나무 향이 실려와요. 평일엔 강남을 향해 출근을 하다 보니 빽빽한 지하철에서 숨 쉴 틈이 없다가, 스노우보드를 탈 때는 탁 트인 자연 풍경 안에서 깊은숨으로 맡는 나무 향은 잠시나마 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요.


4. 스타일리시한 취미를 가진 지혜 시스터의 향기가 궁금해요. 어떤 향기를 쓰고 계세요?

샤넬 샹스 오 땅드르 오 드 퍼퓸은 뿌리는 순간 달달하고 상큼한 플로랄 향이 하루 일과의 시작을 기분 좋게 해줘요. 향이 밝고 사랑스럽다고 해야 할까요? 특히 잔향이 부드럽고 좋아서 더 매력적이에요. 맡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는 향으로 매일 사용하고 있어요. 스노우보드를 탈 때는 플로랄이지만 흔하지 않은 바이레도 라튤립, 핸드크림은 정신이 맑아지는 나무, 흙 향의 탬버린즈 000를 쓰고 있어요. 저는 향으로 사람을 잘 기억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향이 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향을 선택할 때의 기준은 저의 분위기와 비슷한 향이에요. 혼자서도 몇 번 맡아보고 친구들에게도 물어보며 신중하게 고르려고 해요. 상대방이 저를 그 향과 함께 기억해 주기를 바라면서요:) 저는 향에 예민해서 향으로 그 순간을 잘 기억해요. 10년 뒤에는 지금 사용하는 향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고 성숙한 향을 사용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10년 뒤 지금 이 향을 어디선가 맡는다면 어렸을 적 밝고 상큼한 제가 떠오를 것 같아요. 어린 저를 회상하며 조금 더 성숙해진 제 모습에 흐뭇할 것 같네요. 


5. 현재는 젊은 날을 마음껏 누리기 위해 멋진 취미를 향유하고 있다면, 그 이후의 삶의 방향성은 어떻게 되세요?

동물을 엄청 좋아해요. 특히 동물보호에 대한 관심이 크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로 꾸준히 유기견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는데, 직접 행동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에 작년부터 유기견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지금의 제 둘도 없는 친구인 뽀식이도 만나 입양하게 되었고요. 아직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인데 글을 빌려 용기 내 보자면, 남을 돕거나 제가 가진 몫을 나눌 때 행복을 느껴요. 마음속으로 항상 다짐하고 있는 것이 있어요. 인생의 초반은 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고 싶어요. 그리고 인생의 중반은 나 그리고 남들을 위해서도 살고 싶고, 인생의 후반은 남들을 위해 살고 싶어요. 작년에 시작한 유기견 봉사활동도 그 걸음의 일환이에요. 아직 국내엔 동물에 대한 인식이나 법이 많이 부족해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2023년에는 동물 보호단체 봉사 활동을 더 열심히 해보고자 합니다:) 앞으로 제가 가진 시간과 몫이 더 많은 사람, 동물들을 행복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지혜 시스터의 스노우보드처럼
젊은 날의 나를 상징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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