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바다로 놀러갈 생각하면 힘든 일도 즐거워요

서핑 하는 승무원 -신정요-


“Interview Question”


1. 정요 시스터는 어떤 서핑을 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핑과 여행을 좋아하는 승무원입니다. 취항지에 서핑 포인트가 있다면 서핑을 하고, 수영장이나 바다가 있다면 물놀이하는 걸 좋아해요. 서핑을 하러 바다에 가면 잘 하지 못해도 파도에 맞으면 시원하게 스트레스가 풀려요. 그리고 물에 떠있으면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평온해지는 것이 기분 좋습니다. 직업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게 되는데, 특히 그곳의 분위기가 잘 느껴지는 동네의 해변을 찾아가요. 저는 해변에서 사람들이 노는 걸 지켜보기만 해도 ‘아, 내가 정말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구나.’ 싶어서 직업의 만족도가 올라가거든요. 그리고 일이 끝나면 양양, 포항, 제주 또는 해외로 서핑 여행을 떠나죠.


2. 정요 시스터의 서핑은 어떻게 시작되었어요?

원래는 수상스키를 탔어요. 서핑을 시작하기 전에도 원래 물을 좋아했죠. 그런데 문득 강물이 차가워지고 바다에서 서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길로 친동생과 함께 양양 바다로 향했죠. 그곳에서 서핑을 하는 사람들의 삶이 정말 자유로워 보였어요. 그 모습을 보고 저의 서핑은 그렇게 갑자기 시작되었어요. 파도를 잡지 못해도 물에 떠있는 순간이 좋았어요. 이 기분이 지금까지 서핑을 하게 만든 것 같네요


3. 서핑 보드의 어떤 매력이 정요 시스터를 끌어당길까요?

서핑은 저에게는 모든 운동 중 가장 어려운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늘 다른 환경에서 타게 되거든요.

어느 날은 파도가 크고, 어느 날은 작고. 또 같은 하루 동안에도 매번 똑같은 파도가 오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매번 다른 파도를 이해하고, 그 파도를 타기 위해 생각하죠. 라이딩이 생각한 대로 잘 되었을 때의 쾌감은 다른 운동에서는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확연하게 만족감을 주는 것 같아요. 하루에 한 파도라도 잘 타면,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요.


4. 서핑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을까요?

하와이에 갔을 때, 해 질 녘부터 해가 져서 파도가 잘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핑을 한 적 있어요. 그때의 해 질 녘 잔잔한 빛에 서핑 하는 사람들의 실루엣만 보이는데 너무 아름다웠어요. 한 폭의 그림을 눈으로 담고 있는 이 순간이 황홀 그 자체였달까요? 서핑을 하지 않았다면 바다에서 바라보는 해변이 얼마나 예쁜지, 노을 질 때의 바다 빛이 물속을 비추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보지 못했겠죠? 서핑 하는 순간 제 눈에 담는 자연과 그 속의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요


5. 정요 시스터에게 서핑의 향기는 어떤 향기인가요?

바다는 때에 따라 참 다른 향을 가지고 있어요. 서핑은 여름의 맑은 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가 와도 할 수 있고, 추워도 할 수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 동해 쪽은 겨울에 더 파도가 좋아요. 한겨울에 해변에 쌓인 눈을 밟고 들어가며 서핑을 하기 전까지 추위를 이기며 파도를 탈 수 있을까 망설여져요. 물에 들어가서 한번 파도에 말려보면, 얼음장 같은 물에 정신이 확 깨는 느낌이 들죠. 겨울의 서핑은 코끝에 스치는 차가운 겨울냄새가 나요. 그럴 때는 바다의 짠 내는 잘 느껴지지 않아요. 저는 향 중에서 머스크 향을 좋아하는데, 그런 시원하고 상쾌한 향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비행을 캘리포니아 쪽으로 많이 가다 보니, 캘리포니아 국립공원에 위치한 San Onofre라는 해변을 저는 좋아해요. 바다에 들어가서 바라보는 절벽, 산의 나무들이 눈에 굉장히 잘 보여요. 그럴 때는 또 바다에 떠있지만, 산의 나무 향이 제 몸에 퍼지는 느낌이 들어요.


6. 실제 승무원인 정요 시스터의 승무원 핸드크림 그리고 향기 제품이 있을까요?

요즘은 고체 향수를 주로 쓰는데, 시모먼트에서 나온 시트러스 오에도라는 제품이에요. 고체 향수여서 그런가 은은하게 지속성이 오래가는 느낌이에요. 시더우드의 베이스로 탑노트는 오렌지, 시트러스 향인데 과일향은 그렇게 강하지 않고 초록 초록한 향이랄까요. 은은하게 계속 제 몸에 풍기는 향이 좋아서 요즘 애용하고 있어요. 핸드크림으로 유명한 논픽션의 젠틀나잇도 주로 이용해요. 사실 저는 꽃 향보단 우디 한 느낌이나 풀냄새를 더 좋아해요. 일할 때 향이 너무 강한 건 손님들에게도 호불호가 있어서, 조금 은은하게 나만 맡을 수 있을 정도의 느낌으로 고체 향수나 핸드크림을 이용해요. 손 쪽에서 올라오는 숲의 향이 기분전환을 시켜주어서 기분전환용으로 비행이 끝난 후나, 서비스가 끝난 후 손을 씻고 한 번씩 이용해요. 지금 이 인터뷰 답변을 하고 있는 곳이 사이판인데, 인터뷰를 작성하며 향을 맡아보니 분위기도 딱 바다와 나무, 그리고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네요.


7. 정요 시스터에게 서핑은 어떤 의미일까요?

사람들은 저보고 성격이랑 일이 정말 잘 맞는 것 같다고들 해요. 하지만 사실 일할 때 힘든 것도 당연히 있죠. 근데 바다로 놀러 갈 생각을 하면 일도 즐겁더라고요. 일이 끝나고 비행기에서 내리면 ‘이번엔 어디를 가지?’, ‘어디를 가서 어떻게 즐길까!’를 고민해요. 저 뿐 아니라 모든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 그렇다고 생각할 거예요. 삶의 돌파구처럼 여기는 거죠!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렴풋이 떠올리기에 앞으로도 이런 삶의 방식을 유지하며 즐겁게 제 일과 서핑을 사랑하지 않을까 싶어요.


정요 시스터의 서핑처럼
삶의 돌파구가 되어주는 취미를 갖고 계시나요?

작가의 이전글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