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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화 Oct 27. 2024

한국이 낯설 때

10월이 되면 맡아야 하는 향기가 있다.

한국에서는 맡아본 적 없는 고향이 된 그 도시의 향기다.


10월이면 어김없이 피는 꽃이 있다.

그 꽃의 그 진한 향기가 사무치게 그립다.



지난 5년 동안 10월에 즐겼던 이 향기를 잊고 있었다.

어쩐지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도 무언가를 기다렸던 가을들이었다.


올해 가을도 일교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더위와 추위에 동시에 시달리는 중이다.

아직도 이 계절에 도통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제 제법 일반적인 한국인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예기치 못한 곳에서 다시 또 이방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서울은 나의 도시가 맞을까.

나는 서울에 속하는 사람인가.


이렇게 문득 느껴지는 이방인이 된 듯한 감각이 싫지는 않다.

내 정체성을 되새겨주는 듯하다.

마치 너 자신이 누군지 잊지 말라는 알림 같다.


더 넓은 세상이 있음을 기억하렴.

네가 어디서 왔는지 잊지 마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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