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면 맡아야 하는 향기가 있다.
한국에서는 맡아본 적 없는 고향이 된 그 도시의 향기다.
10월이면 어김없이 피는 꽃이 있다.
그 꽃의 그 진한 향기가 사무치게 그립다.
지난 5년 동안 10월에 즐겼던 이 향기를 잊고 있었다.
어쩐지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도 무언가를 기다렸던 가을들이었다.
올해 가을도 일교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더위와 추위에 동시에 시달리는 중이다.
아직도 이 계절에 도통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제 제법 일반적인 한국인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예기치 못한 곳에서 다시 또 이방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서울은 나의 도시가 맞을까.
나는 서울에 속하는 사람인가.
이렇게 문득 느껴지는 이방인이 된 듯한 감각이 싫지는 않다.
내 정체성을 되새겨주는 듯하다.
마치 너 자신이 누군지 잊지 말라는 알림 같다.
더 넓은 세상이 있음을 기억하렴.
네가 어디서 왔는지 잊지 마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