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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혜원 Jan 31. 2023

22. 성이시돌목장,하갈비국수,올망,몽상드애월,진정성

우당탕탕 무계획 제주여행(22) 대학동기들과 제주여행 3 (230130)

오늘은 동기들과 함께하는 제주여행 마지막 날이었다. 이틀 내내 날이 흐리고 추워서 걱정이었는데 오늘은 그래도 날이 화창해서 다행이었다. 바람은 여전히 미친 듯이 불지만 여긴 제주도니까 충분히 그러려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랑 방을 같이 썼던 친구가 새벽 내내 구토와 소화불량으로 고생했다. 그래서 출발 전 약국을 들르려 했는데 사려 깊은 다른 친구가 근처 병원을 들러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냈다. 어차피 오늘도 일정이 빠듯하진 않아서 친구의 진료시간 정도는 충분히 기다릴 만했다. 월요일 아침이라 사람이 많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친구 순서는 세 번째였고 곧 진료를 마치고 나왔다. 아무래도 제주 내려와서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친구의 진료가 끝나고 우리의 차는 성이시돌목장으로 향했다. 무료입장이었고 목장인 만큼 다양한 동물들을 보길 바랐지만 겨울이어서 그런지 초원 이외에 동물은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탁 트인 목장과 맑은 하늘은 기분전환에 그만이었다. 여기에 유명한 우유 아이스크림집도 있었는데 쿨하게 패스했다. 아이스크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여름에 오면 여기에서 뛰노는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겠지?


간단한 성이시돌목장 여행을 끝냈다. 그리고 근처에 새별오름과 나홀로나무가 있다길래 바로 이동했다. 새별오름은 차에서 구경만 했고 나홀로나무 사진이나 찍고 싶었는데 나홀로나무로 건너가는 길이 끊어져있었다. 아마 나무판자로 만들어진 임시 다리가 있었는데 끊어진 듯 싶었다. 도저히 점프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포기했는데 용감한 친구 하나는 점프로 나홀로나무 사진을 찍고 왔다. 역시 키가 크면 저게 가능한 건가. 어쨌든 친구가 찍어서 보내준 사진 덕분에 나홀로나무도 잘 구경했다. 사진은 친구 것이니 업로드는 생략.


이때까지 우린 한 끼도 못 먹은 상태였는데 고기국수가 먹고 싶다는 운전자 친구의 의견에 따라 하갈비국수로 향했다. 고기국수의 고급 버전 느낌인 갈비국수집이었는데 면보단 밥을 좋아하는 나로선 지금이 밥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갈비국밥을 주문했는데 전복도 두 개나 있었다. 좋아하는 것들이 듬뿍 들어가서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문제가 있다면 너무 짰다. 짠 걸 잘 먹는 편인 나에게 짜다면 정말 짠 건데.. 물을 거진 한 컵 가까이 부으니 간이 맞았다. 그래도 그것 빼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곽지 바닷가 앞에서 바다와 함께하는 식사는 꽤 근사했다.

너무 짜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을 하갈비국수집 국밥. 그래도 물을 넣으니 염분 조절이 되어서 맛있게 먹었다.

오늘은 손님이 합류하는 날이었다. 친구의 여자친구이자 우리 과 후배였다. 말이 후배지 학번 차가 있다 보니 한 번도 만난 적은 없는 후배였다. 그래서 약간 긴장되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기대감도 느끼며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후배님의 성격이 너무 좋아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하기로 했다.


이 근처가 애월카페거리여서 차 마실 곳은 많았다. 그중 몽상드애월에 방문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원래 GD가 세운 카페라고 했다. 연예계 소식엔 무척 느려서 GD가 제주에 카페를 차렸다는 것도 이 날 알게 되었다. 어쨌든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는데 여자친구분의 네이버 지도를 보니 수도권에 있는 요정님 생각이 났다. 파워 J다운 지도의 별딱지들이 꼭 요정님의 지도 같았기 때문이다. 저 커플이 여행을 끝날 때쯤 바통터치하듯 나도 요정님과 제주여행을 다니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살짝 설레기도 했다.

애월카페거리에서 만난 바다. 역시 현무암이 많으면 바닷빛이 짙푸르다. 요정님 덕분에 더 좋아지게 된 색감.

차를 마시며 대학시절 이야기도 나누고 각자의 근황도 나누다 보니 시간이 금세 흘렀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로 향할까 고민하던 차에 여자친구분의 추천으로 소품샵에 방문하기로 했다. 이런 곳은 혼자였다면 절대 가보지 않은 곳이기에 냉큼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올망으로 이동했다.

귀여운 소품샵 '올망'. 감귤이 웃고 있는 로고도 너무 귀여워서 사진으로 한 장 남겨보았다.


올망에 들어서니 따스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각종 피규어부터 선캐쳐, 액세서리, 카드 등 다양한 소품들이 있었는데 올망 창문에 걸려있는 선캐쳐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는 선캐쳐 원데이클래스도 가능하다고 하던데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선캐쳐를 하나 사기로 했다. 그런데 서울집에서는 딱히 걸어둘 만한 데가 없기 때문에 일단 작은 걸 사서 문에 걸어놓고 이사할 때 창문에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선캐쳐를 골랐다. 감귤과 동백 중 뭘 고를까 했는데 감귤이 좀 더 귀엽기도 하고 무엇보다 노랑 덕후인 나에게 감귤에 걸려있는 노란 장신구들이 눈에 들어와 감귤로 선택했다. 지금은 아직 미개봉인데 서울에 올라가서 얼른 걸어두고 싶다.

올망 정면에 있던 떼냥이 피규어들. 실제로 사장님께선 냥이를 두 마리나 기르신다. 이거 찍느라 선캐쳐 못 찍은 건 함정. 고양이는 언제나 옳다.


올망에서 만족스러운 쇼핑을 끝내고 공항 근처 카페로 향했다. 원래는 인그리드 카페로 갈 계획이었는데 다섯 명이 다 같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없어서 차선책인 카페 진정성으로 갔다. 여긴 김포가 본점이어서 내가 아주 잘 아는 곳인데 제주에서 진정성을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오랜만에 진정성 밀크티도 마시고 바다를 구경하고 있자니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되는구나 싶었다.

김포에 있던 작은 카페 진정성이 이렇게 커서 제주까지 진출하다니. 여기 밀크티는 내가 마셔도 맛있다. 너무 달지 않고 고소한 맛이 맘에 들고 바다까지 보며 마시니 더욱 금상첨화였다


이제 커플친구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이 공항으로 올라가야 했기에 내가 배웅해 주기로 했다. 하루종일 몸이 좋지 않았던 친구가 조심히 올라갈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도 컸기 때문에 공항까지 따라가기로 했다. 이 친구 출발시간이 오후 9시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출발시간을 당길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생각했다. 또 강원도에서 여기까지 먼 걸음 해준 친구와도 작별인사를 나누고 숙소로 향했다. 공항버스가 자주 오진 않는 편이다 보니 버스를 오래 기다리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나마 10분 정도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동기들과의 제주여행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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