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글씨로 적힌 글을 눈을 모아가며 열심히 읽어봤다. 요약하자면 부산시가 시민과 함께 도시의 숨겨진 자부심을 찾아 공유하는 부산 바이브(BUSAN VIBE) 캠페인이라고 한다. 내성적인 성향의 내게는 너무 거창한 일인 것 같아 창을 닫았다. 적당히 시원해진 날씨에 기분이 좋아져 광안리 해변으로 나왔다.
최근 가게 된 광안대교가 잘 보이는 카페에 가서 얼음이 든 커피를 마셨다. 난 부산을 좋아한다. 여기에 부산을 소개하는 글을 적은 것만도 한 두 개가 아니다. 왜 스스로를 감추려는 걸까? 넓은 바다는 가끔 밀려오는 바닷바람처럼 내게 없는 용기를 준다. 나는 그래도 부산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달팽이 같은 사람이다. 마른 내 인생, 그리고 우리 인생에 조금이라도 촉촉한 물자국 같은 궤적을 남기기 위해 살아간다. 그래서일까, 내게는 좀 버거운 독서모임을 해운대에서 5년 넘게 하고, 결국은 해리단에 살롱 하우스라는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그리고 부산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