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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롱이 Sep 06. 2024

당신은 글을 쓸 때 무슨 기분인가요?

글을 쓸 때, 나는 가끔 적고 있는 게 아니라 달리는 것만 같다.

나는 의자에 앉아있는데 심장이 마를 듯 숨은 가빠진다.

나의 글자 한 자 한 자가 한걸음 두 걸음이 되어 내달리고 있다. 그 발걸음은 너무나 느리고 답답해서 나의 기록은 넘기지 못하는 한계처럼 제자리다.

글을 쓰면 늘어지는 나의 속도감과 빨리 흘러가는 시간의 교차점에 나는 끼여있는 것 같다. 다른 작가의 글들은 경쾌하게도 내달리고 있다. 그 속도의 리듬감과 깊이 있는 발걸음은 언제나 내 앞에 있는 것만 같다. 때로는 한 발자국만 내딛으면 닿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 한 뼘의 거리는 두 자로 긋는 평행선처럼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듯하기도 하다.

또 가끔은 너무나 뛰어나 멀리서 형체도 보이지 않는 사람을 바라본다. 그럴 때면 나의 뜀박질을 사랑하려 하지만 애정보다 깊은 마음의 공간에서 크게 좌절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 것은 함께 달리고 있다는 사실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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