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2월 5일 아침은 108배로 열겠다

하루 한 글 쓰기

by 허병상

나이가 들면 두 가지 길동무를 만나게 된다.

우선 노화(老化)라는 길동무가 있다. 어차피 늙게 마련이지만 건강하고 품위있는 길을 함께 가 준다. 서해바다를 황홀하게 물들이는 저녁 노을같은 길일 수 있다. 강물을 끌고 가는 사람들의 친구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노쇠(老衰)라는 길동무이다. 누구나 나이들면 기력이 떨어지면서 의욕마저 꺾인다. 같은 일을 해도 젊은 시절보다 훨씬 더 어렵고 성가시다. 그래서 편한대로 퍼져 살다보면 근육이 빠지고 치매라는 몹쓸 동무를 사귀게 된다. 눈보라에 묻혀서 얼어죽는 베짱이를 생각하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물길에 떠밀려서 흘러가게 된다.


다행히도, 노화(老化)와 노쇠(老衰)는 지극히 공평한 길동무라서 돈이나 권세나 지식 따위로 현혹할 수 없다. 진시황이나 스티브 잡스를 보면 알 수 있다. 누구든 차별하지 않고 선택할 권리를 준다.


예수님은 이미 2000년 전에 명백히 말씀하셨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마태복음 4장 4절)

왜 떡으로만 살 수 없는가? 떡은 몸을 유지해 주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도 2500년 전에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세상사는 괴로움을 이겨내고 참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여덟 가지 바른 길(팔정도)'을 가라고 하셨다. 그 가운데 첫째가 정견(正見)이다. 보는 견해가 바로 서지 않고는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삶은 흔들리기 마련이고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말씀이다.

성현의 가르침이 서로 통한다.


나는 노화(老化)를 친구삼고 싶다.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20분쯤 몸을 푼다. 이어서 '오분향례(五分香禮)'를 올리는데, 이때 오체투지로 36번의 절을 올린다. 시작하면서 3배를 올리고, 이어서 11구절에 한 구절당 3배씩이면 모두 36배가 된다. 사실은 108배를 드리고 싶지만 당장은 쉽지 않다. 108배는 꽤 힘든 운동이다. 더구나 3년 전 무릎을 다친 뒤부터 무리는 절대 금물이라,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멀지잖아 48배쯤으로 늘렸다가 연말에는 108배로 가야겠다.


예수님은 믿는 사람이라면 천국도 주신다는데, 바로 건강한 몸을 주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부처님은 아무리 믿어도 건강한 몸을 주시지 않을 것이다. 절을 대신해 주지도 않는다. 다만 '건강한 몸을 만들 방법'을 알려주실 따름이다.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내 몫이고, 108배는 내가 선택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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