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캐나다 다녀올게 or 간다!? 가보면 알겠지.
나는 내가 살면서 진짜 해외로 이주해서 살게 될 거라는 생각도 못하고 살아왔다.
처음 22년 말에 오빠가 '우리 다 같이 캐나다 갈려고, 엄마한테도 말했어.'라고 하길래, 장난인 줄 알았다.
대체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둘 다 영어 한 마디 못하고, 전문직이나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뭐 하자는 건가..
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뭔 헛소리야.. 요새 심심한가?' 하고 무시한 거지.
22년도 8월에 이직을 하게 되면서, 되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결국 묵히고 묵혔던 게 터졌다.
'회사 일은 집으로 끌고 들어가지 말자'라는 생각을 갖고 살기도 했고
원래 힘든 얘기를 누구한테 잘 안 털어놓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맞지만, 아픔을 나누면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왜냐면.. 해결되지도 않을 일을 굳이 말하고 싶지도 않고, 그 말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또다시 받는 느낌이라 웬만하면 그냥 묻어두는 편이다.
근데 다들 이게 되게 안 좋은 거라고 말하는데, 이게 습관이 됐으니 굳이 나는 바꿀 생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쯤 진짜 빵! 하고 터져서 울면서 얘기를 하게 됐는데, 그게 아마 불을 지폈는지도 모르겠다.
오빠는 결국 캐나다행을 굳혔고, 여기저기 알아보더니 나한테 여러 가지 혜택도 알려주고 '플러팅'을 시작했다.
시어머니께는 이미 허락을 받았다고 하고, 경제적인 도움도 일부 주시겠다고 하셨다는데.. 이미 다 준비를 해놨었구나?
그래서 나도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신랑과 이야기하며 하나씩 결정해 나가기 시작했다.
유학원 상담을 온라인으로 먼저 받고, 근로자의 날에 종로 유학원에 둘이 같이 가서 상담을 받았다.
일단 영어실력이 안 되는 나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가 터질 거 같았고, 아이엘츠를 준비하려고 해커스 강의까지 끊어놨드랬다.
그리고 아는 언니가 미국유학원을 하고 있어서 물어봤더니, 자꾸 언니는 캐나다 말고 미국으로 하라고...
그렇지만 캐나다로 정한 이유는 뭐, 다들 알다시피 미국보다 캐나다가 더 이민자에 대해 개방적이기도 하고
내가 공부하려는 MBA도 GRE/GMAT 등의 성적이 필요가 없는 학교도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선택은 그 학교 한 가지뿐이었고,
나는 아이엘츠 6.5라는 산만 넘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근데 아이엘츠를 준비하면서 느낀 건, 아니.. 아이엘츠 6.5 받을 정도면 내가 외국에 안 나가도 한국에서도 영어로 스트레스받지 않고 살만하겠는데?
... 그 정도로 어렵다.
어쨌든 최근에 아이엘츠를 봤는데... 하하하하하 노답.
아, 말이 다른 데로 샜는데..
캐나다는 부모 중 한 명이 학생비자를 가지고 입국을 하면 자녀가 몇 명이든 상관없이 캐나다 공립학교에서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그리고 MBA를 졸업하고 나면 3년의 PGWP(Post Graduate Work Permit, 대학 졸업 후 취업비자)가 주어진다. 물론 어렵겠지만 캐나다 현지에서 3년 동안 합법적인 비자로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무상교육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지만 오빠가 나한테 캐나다 가자고 플러팅 했을 때
'자기 공부 더 하고 싶어 했잖아, 캐나다 가서 MBA 졸업하고 한국 오면 영어로 힘들지도 않을 거고, 이력서 한 줄 더 추가할 수 있지 않겠냐'
심지어 알아보다가 3년의 PGWP가 굉장히 매력적이게 다가왔기 때문에 나는 결국 캐나다행을 택했다. (물론 취업이 바늘구멍... 이겠지만)
거의 6개월 동안 준비를 하면서 오빠가 나한테 하는 말이 '스트레스받지 마, 우리 돈 쓰러 가는 거야. 그냥 경험하고 오면 돼.'
이 남자 진짜 이렇게 큰 일에 굉장히 대범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건지 뭔지.
진짜 간다! 하고 돈을 쓸 준비를 하는 요즘 점신 어플에서 우연히 본 건데 진짜 너무 놀랬다.
스토리에도 올렸었는데, 사람들은 다들 '뭘 그렇게 소름 돋는다는 거야?' 했겠지만, 나의 24년 계획이 공개되면 다들 '헉' 하겠지..
지금 사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내가 이렇게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을 동안 아무한테도 말을 안 했는데,
이제 슬슬 비자를 신청할 때가 와서 글을 써놓는 중이다. 준비과정을 잊게 될까 봐.
다음은 유학원 고르는 과정에 대한 포스팅을 써볼까 한다.
총 4~5개 정도의 유학원과 상담을 했었고, 결국 처음 고려하지도 않았던 유학원과 계약을 해서 유학진행을 하고 있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야,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