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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허니 Jun 14. 2023

꽈배기와 팥도나스

금남시장 사는 것 뽕 뽑는 처자

금남시장은 정겹고 항상 바쁘다.


가끔 아침에 시장을 지나가다 보면 상인분들의


부지런함에 나는 가끔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소를 잡는 아저씨부터 물고기를 나열하는 아저씨

과일을 소분해서 바구니에 담는 할머니와

콩나물을 다듬는 할머니

떨이를 외치는 아저씨와 흥정하는 아주머니

참 사람 사는 동네 같달까?


금남시장에 주요 나이대라는 건 없다.

나와 같은 20대 처자도 어린이도 아저씨도 주부도 커플도

노부부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장터다.


남녀노소 좋아하는 꽈배기와 팥도나스는 언제나 인기다.

큼지막한 꽈배기가 한 개에 천 원이라...

기름에 갓 튀긴 꽈배기와 팥도나스가

설탕에 이리저리 굴려져 하얀 옷을 입는 순간

난 사람들 뒤에 줄을 서고 말았다.

방금 운동하고 왔는데 말이다.


뭐 행복이 별거 있나 맛있는 거 먹고 건강한 거지!

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으며

설탕에 굴린 꽈배기와

팥도나스를 먹을 생각에 집에 뭐라도 숨겨 논듯이

빠른 발걸음으로 신나게 뛰어 부엌으로 직행했다.


뭐 하나라도 이쁘게 먹는 습관을 가진나는

꽈배기하나를 접시에 담아 침대로 올라왔다.

엄마가 안다면  등짝 스메싱 각이지만

나의 행복을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티브이를 보며 한입 베어무는 순간...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행복은 정말 가까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은 순간이랄까..?


순식간에 꽈배기는 내 뱃속으로 사라지고 접시에

팥도나스를 리필해 왔다.

한입 베어무는 순간 정신이 혼미했다.

나 팥 안 좋아하는데...? 나 팥 좋아하네?.

어이가 없고 혼란스러운 맛이었다.

정말이지 단 2000원으로 이렇게 행복하고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소확행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현금 2000원을 들고

금남시장에 꽈배기와 팥도나스를 사 먹으러 갈 것이다.


ps. 같이 갈 금호 팸 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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