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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프 Oct 18. 2023

멸망이 오기 전까지

핵심


나선형 자백에 담긴 넋두리.


저마다 자신의 우울을 설득할 만한

몇 가지 방법을 찾았다.


멸망은 코 너머에 있어

언덕을 넘지 못한다면

코 끝이 매울 뿐이겠지.


한 번 찡긋하면

눈물에 섞여 버릴 보람찬 기억들은

더 이상 수발을 들지 못하고


움직이는 손과 발

그것들은

내가 죽고 난 뒤에나 정렬시켜야 한다.

눈물과 함께.


쉽게, 쉽게, 더 간단하게

밀려오는 요구에도

빙빙 꼬아 적는 버릇 고치지 못하니

눈 가는 대로 편히 읽으시길.


하소연에는 앞뒤가 없다.

그저 빙글빙글 돌다 어느 꼭짓점에 닿게 되면

단어 하나가 핵심이 되어 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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