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나선형 자백에 담긴 넋두리.
저마다 자신의 우울을 설득할 만한
몇 가지 방법을 찾았다.
멸망은 코 너머에 있어
언덕을 넘지 못한다면
코 끝이 매울 뿐이겠지.
한 번 찡긋하면
눈물에 섞여 버릴 보람찬 기억들은
더 이상 수발을 들지 못하고
움직이는 손과 발
그것들은
내가 죽고 난 뒤에나 정렬시켜야 한다.
눈물과 함께.
쉽게, 쉽게, 더 간단하게
밀려오는 요구에도
빙빙 꼬아 적는 버릇 고치지 못하니
눈 가는 대로 편히 읽으시길.
하소연에는 앞뒤가 없다.
그저 빙글빙글 돌다 어느 꼭짓점에 닿게 되면
단어 하나가 핵심이 되어 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