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끄적이며 살아온 햇수도 그럭저럭 쌓여간다. 글에 온전하게 어깨를 기대면 기댈수록 알 수 없는 마법에 빠져든다. 한 편의 글을 써 놓고 읽어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은 많다.
그런 글이 쌓여갈수록 글을 쓰는 행위보다 성취감만 높아간다.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이런저런 것을 주제 삼아 글로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고 삶의 깊은 철학을 논하거나 심오한 사상이 담긴 그런 것은 쓸 줄 모른다.
글은 마음의 진정성이 담겨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깊이가 달라진다. 글은 써 놓고 다듬는 과정에서 지나간 삶과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글쓰기는 현재의 일이지만, 그 글을 읽는 것은 지난 시간의 일이다.
자신이 쓴 글을 읽으면 쓰던 순간에 느꼈던 마음과 일들이 순차적으로 떠오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글쓰기의 매력은 글을 쓰는 행위와 마음의 집중이다.
노트북 자판기에 손을 올려놓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두드리면 눈은 화면의 까만 기호에 온전히 집중한다. 노트북을 앞에 두고 글쓰기에 몰입하면 머릿속 생각이 손가락 끝에 정교하게 나타난다.
그런 몰입이 깊어질수록 손가락 움직임이 빨라지고 글자의 자음과 모음이 순서대로 흘러나온다. 그렇게 한참을 몰입하다 한순간이라도 정신이 흐트러지면 자음과 모음이 충돌하면서 손가락은 허공을 가르며 춤을 춘다.
글을 쓰는 첫출발은 일기다. 일기는 하루의 반성이자 고백이다. 글도 일기 형식으로 쓰면 진일보한다. 더해서 편지까지 쓰면 글쓰기는 더욱 진전한다.
글을 잘 쓰는 것은 책을 많이 읽어서도 명상을 통한 사유를 깊게 해서도 아니다. 먼저 이런저런 종류의 글을 많이 써 보는 것이 최선이다. 누군가는 글을 잘 쓰려고 소설이나 시를 베껴가며 습작 연습을 한다.
글은 자신에 대한 충실한 고백이다. 그런 자기 고백의 수단이 일기이고 그다음이 편지다. 자신의 마음에서 진솔하게 우러나는 대로 글을 쓰면 글쓰기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써보라. 그런 후에 몇 번의 다듬기를 거치면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밥을 먹듯이 꾸준하게 써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글쓰기가 조끔씩 성장하고 그 상태로 몇 년간 습관을 유지했을 때 좋은 글이 나온다. 글쓰기는 한 번에 성취하려는 욕심을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공부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듯이 글쓰기도 하루아침이 아닌 꾸준한 연습과 반복을 통해 완성된다. 글을 쓰는 것도 공부하는 학생처럼 하루에 몇 시간 이상을 책상에 앉아 자판기를 두드리며 습관화해야 한다.
글쓰기의 소소한 끌림은 글을 쓰는 것보다 결과물을 다듬고 읽는 과정에서 느끼는 보람과 자긍심이다. 글을 쓰는 행위에 집중할 때는 이 글이 어떤 글로 태어날지 어떻게 마무리할지 하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글을 퇴고하는 과정에서 서두와 결론과 문맥을 어떻게 매듭지을까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매력을 느낀다. 글을 완성하고 느끼는 감정은 기쁨과 성취감이다.
오늘도 글을 쓰기 위해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매력은 느끼지 못했지만,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과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글쓰기의 진정한 매력은 한 권의 책을 엮고 나서 느끼는 이끌림이다.
한 권의 책을 붙들고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하루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하루의 시간이 모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된다. 일 년에 한 권 정도 묶을 수 있는 글쓰기가 가능하다면 글쓰기 매력에 단단하게 빠졌다는 증거다.
그런 사람은 글쓰기의 매력을 넘어 마법에 단단히 걸렸다고 보아야 한다. 오늘도 좀처럼 곁을 내어주지 않는 친구와 티격태격 다투는 중이다. 어떤 마음과 자세로 글을 써야 이끌림이란 매력에 단단히 빠져들 수 있을까.
오늘도 글을 쓰는 것에 깊게 고민해 보지만, 별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미래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을 때는 그저 부지런히 글이나 쓰면서 나를 잊고 사는 것이 글쓰기란 매력에 푹 빠져드는 지름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