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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숙 Feb 17. 2024

봄소식

봄편지 2

삶은 사랑하기 위해 주어진 자유시간


3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빛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이 불었습니다.

살아 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룰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당신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3월의 바람입니다

-이해인. <3월의 바람 속에>중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날씨가 춥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산책을  하지  았었다. 가끔 맑고 화창한 날씨엔 움츠려 들었던 몸을 추스려 밖을 향해 나서기도 한다. 제민천을 따라 걷다 보면 볼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마저도 상쾌한 느낌으로 나를 반겨준.  주위를 둘러보면 추운 날씨에도 여럿이 옹기종기 모여 물 위에서 물길질을 하는 오리들의 정다운 모습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시냇물가에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하얀 두루미의 가벼운 몸짓은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은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봄이 아직 오진 않았지만 앙상한 나뭇가지 위엔 새순이 돋아 올라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 낼 것이다. 주위에 새록새록 생동을 주는 생명의 소리들을 들으며 난 봄소식을 기다린다.

 어느 날 우연히  '리추얼의 힘'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루틴은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얻어진 성과나 결과를 말한다.

리추얼은 일상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여 반복함으로 자기만의 창조적인 시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말한다.

해가 바뀌고 벌써 2월이 지나간다. 나의 '리추얼'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전의 커피숍은 학교 주변이라 원어민선생님들이 커피숍을 자주 방문하곤 했었다. 어린이성경을 영어로 전환해서 원어민선생님과 소통을 했던 것이 시작이 되어 영어회화는 유일한 나의 취미생활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루 중에 듣기와 영어책 읽는 것을 거의 빼놓지 않았었다. 영어 듣기는 산책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커피숍이 바빠지고  브런치 스토리의 글을 쓰게 된 후 영어책을 읽는 것을 소홀히 하게 되었다. 어쩌면  영어회화는 나의 일상의 루틴이자 리추얼의 중간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생각하며 다시 영어책 읽기로 마음을 다져본다. 영어책을 읽다 보면 상황의 분위기와 어휘나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영어책을 꾸준히 읽고 영어회화를 하다 보면 자신이 생각하는 느낌이나 의사전달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어 유익한 점이 많이  있다.


 빵을 만드는 과정 중간에 청소를 다. 빵이 구워질 즈음 시작된 청소는 1시간 30분 정도를 소요했을 때 끝이 난다 이곳저곳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청소가 끝난 후 갓 구워진 빵과  잔의  커피를 마시는 휴식 시간은 나에게 기분전환 및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활기찬 에너지를 가져다 주기도 다.


 냉장고에  들어 있는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 가능하면  음식을  조금  더  많이 만들어 주변 사람들과 나누어 먹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서로 나누고자 하는 기쁨은 커지고  상호작용을 통하여 소규모의 커뮤니티도 만들어진다. 음식을 만들다 보면 시간과 노력과 정성이 더하여져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싹트기도 한다. 미니멀리즘을 생활에서 실천하며 사람들과 따뜻한 정감을 느끼게 되어 축제의 현장이 될 수  있다.


 하루의 시간 중에  빵을 만드는 이른 아침  우리말 성경 큐티를 제일 먼저 듣고 마음에 새기며 가슴에 와닿는 말씀을 실천하고 행동하려 한다.


 어수선하고 주위가 산만하여  집중이 되지 않을 때 청소를 하는 것도 기분전환의 좋은 방법이 되기도 한다.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으면 일의 능률도 올라가고  차분한 기분을 한동안 유지할 수 있다


 좋은 습관의 루틴을 단련시켜 삶의 행위에  의미를 부여하여 창조적인 과정으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삶을 더욱 풍부하고 윤택하게 만든다.

      

  길을 걷다 보면 차갑지만 훈훈한 바람이 불어와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아직은 봄이 오지 않았지만 봄의 향기가 그립고 봄소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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